일본 도심 상공을 민항기가 지나가게 된 이유… 하네다공항 슬롯 부족이 결정적

일본 도쿄 도심 상공을 민간 항공기가 빈번하게 통과하게 된 배경에는 급증한 항공 수요와 하네다공항의 수용 능력 한계가 자리하고 있다.

과거 하네다공항은 소음 문제를 고려해 대부분의 항공기가 도쿄만 상공을 따라 이착륙하도록 운항했다. 이에 따라 도심 상공을 지나는 비행은 최소화됐으며, 항공기 소음으로부터 주거지역을 보호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었다.

그러나 2010년 제4활주로(D활주로)가 개항한 이후 국제선 운항이 크게 늘었고,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해외 관광객 증가와 항공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공항 처리 능력을 높여야 한다는 요구가 커졌다. 기존 해상 항로만으로는 항공기 이착륙 횟수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일본 국토교통성은 남풍이 부는 시간대에 한해 신주쿠, 시부야, 미나토구 등 도심 상공을 통과하는 새로운 접근 항로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2020년 3월부터 본격 운영됐으며, 착륙 항공기는 약 600~900m의 비교적 낮은 고도로 도심을 비행한 뒤 하네다공항에 착륙한다.

새 항로 도입으로 하네다공항의 국제선과 국내선 운항 편수는 크게 증가했고, 일본 정부는 공항 슬롯을 확대해 관광객 유치와 경제 활성화 효과를 기대했다. 하네다공항은 나리타공항보다 도심 접근성이 뛰어나 항공사와 이용객 모두에게 선호도가 높은 공항으로 평가받고 있다.

반면 도심 주민들의 우려도 적지 않았다. 항공기 소음과 진동은 물론 저고도 비행에 따른 안전 문제를 이유로 일부 지역 주민과 지방자치단체는 반대 의견을 제기했다. 일본 정부는 항공기 기종 개선과 운항 시간 제한, 소음 저감 대책 등을 병행하면서 도심 항로 운영을 지속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네다공항의 도심 항로는 일본 항공정책이 공항 확장보다 기존 시설의 운영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된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슬롯 부족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음 민원을 감수하면서도 도심 상공 비행을 선택한 것이 현재의 운항 체계를 만든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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