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농촌은 같은 전기를 사용하지만 전기를 공급하는 방식과 비용 구조는 크게 다르다. 전력망을 유지하는 한국전력 입장에서는 농촌이 도시보다 훨씬 많은 비용이 들지만, 농업 경쟁력 유지를 위해 농사용 전기요금은 오히려 일반용보다 낮게 책정되는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
농촌은 주택과 농지가 넓게 분산돼 있어 배전선로를 길게 설치해야 한다. 같은 수의 가구에 전기를 공급하더라도 도시보다 전신주와 전선, 변압기 설치가 훨씬 많이 필요하며 유지·보수 비용도 높다. 특히 산간지역이나 도서지역은 자연재해와 기후 영향으로 설비 관리 부담이 더욱 커진다.
반면 도시는 아파트와 상가가 밀집해 있어 짧은 배전선으로 많은 소비자에게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전력 손실이 상대적으로 적고 유지관리 효율도 높아 공급 비용 측면에서는 도시가 훨씬 유리하다.
그럼에도 농사용 전기요금은 일반용보다 크게 낮다. 이는 농업 생산비 절감과 식량안보 차원의 정책적 지원 때문이다. 농업용 양수기, 저온저장고, 축사 환기시설, 비닐하우스 등은 전력 의존도가 높아 전기요금이 생산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정부는 이러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농사용 전력에 별도 요금체계를 적용하고 있다.
다만 최근에는 농사용 전기요금도 지속적으로 인상되는 추세다. 전력 생산원가 상승과 한국전력의 재무 부담이 커지면서 요금 현실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농업계에서는 농가 경영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농업의 전기화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농기계의 전동화와 스마트팜 보급이 늘어나면서 농촌의 전력 수요는 계속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단순한 요금 지원을 넘어 농촌 태양광, 에너지저장장치(ESS), 지역 분산형 전력망 구축 등 안정적인 전력 공급체계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결국 도시는 공급 비용이 적게 들지만 일반 요금을 부담하고, 농촌은 공급 비용은 많이 들지만 정책적 지원을 받아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기를 사용하는 구조다. 이는 경제성보다 농업 보호와 식량안보를 우선 고려한 전력정책의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