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식문화의 진화…양식 넘어 ‘너물밥’과 나물 문화가 관광 경쟁력으로

경남 통영은 굴과 멍게, 회, 충무김밥 등 해산물과 양식 수산물의 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그러나 통영의 식문화는 바다에만 머물지 않는다. 산과 들에서 채취한 나물, 그리고 바다에서 나는 해초가 어우러진 독특한 나물 문화가 오랜 세월 이어져 오면서 다른 해안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식문화를 형성했다.

대표적인 음식이 통영 전통 비빔밥인 ‘너물밥’이다. ‘너물’은 나물을 뜻하는 통영 지역 방언으로, 여러 종류의 산나물과 해초를 함께 비벼 먹는 향토 음식이다. 해안 도시이면서도 산간 지역 못지않게 다양한 나물을 식탁에 올리는 통영만의 자연환경이 만들어낸 결과다.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통영에는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관광객은 SNS에서 화제가 된 유명 식당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반면 오랜 세월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골목 안 전통 식당들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현지인들은 통영의 진짜 맛은 골목 안에 숨어 있다고 말한다. 화려한 인테리어나 홍보보다 음식 하나만으로 수십 년 동안 명맥을 이어온 식당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메뉴가 너물밥과 나물 보리밥이다. 통영 시내에는 다양한 보리밥 전문점이 자리하고 있으며, 계절마다 달라지는 여러 종류의 나물을 푸짐하게 내놓는다. 대부분의 식당에서는 생선 한 토막까지 곁들여 균형 잡힌 한 끼를 완성한다.

강구안 일대의 너물밥 전문점과 봉숫골의 나물 보리밥 식당 등은 지역 주민들이 즐겨 찾는 숨은 맛집으로 꼽힌다. 일부 식당에서는 주인이 직접 채취하거나 구한 식재료를 활용해 자연산 민물장어탕 등 계절 음식을 선보이며 깊은 맛을 더하고 있다.

최근 통영의 식문화는 양식 수산물 중심에서 지역 고유의 전통 음식과 향토 식재료를 재조명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관광객들에게는 단순히 유명 음식만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역사와 생활문화가 담긴 식탁을 경험하려는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역 식문화의 경쟁력은 유명 프랜차이즈나 화려한 관광 콘텐츠보다 오랜 세월 축적된 생활 음식에서 나온다고 평가한다. 통영의 너물밥과 나물 보리밥은 바다와 산이 함께 만든 지역 식문화의 상징이자, 전통 음식점의 가치를 다시 조명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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