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동원 피해자들을 추모하는 일본 사도광산 추도식이 올해도 8월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상 개최 여부도 불투명해 한·일 관계의 갈등이 재현될 우려가 나온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달 30일 사도광산 추도식 일정에 대해 “현재 여러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7~8월 중 개최가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이재명 정부 출범 초기 상황과 함께 오는 8월 15일 일본 패전 80주년을 맞아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메시지가 예정돼 있는 점 등이 일정 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한국 정부는 일본의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에 반대하지 않는 조건으로, 일본 측과 강제동원 노동자들을 위한 공동 추도식을 7~8월에 개최하기로 합의했었다. 하지만 추도식 개최 과정에서 일본 정부가 강제 노동을 인정하는 내용을 배제하고 오히려 “전쟁이라는 특수한 사회 상황”이라며 강제 동원을 합리화하는 인식을 드러내자 한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추도식 하루 전 참석을 전격 취소했다.
올해도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경우, 출범 이후 순조로운 한·일 관계 회복에 공을 들이고 있는 이재명 정부로서는 적잖은 외교적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최근 한국과 일본은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상호 축사를 주고받으며 우호적 분위기를 조성해 왔다. 지난달 17일 캐나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첫 대면 회담을 가진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양국 간 현안을 둘러싼 협력 의지를 강조해 왔다.
그러나 사도광산 문제가 다시 한·일 갈등의 불씨가 될 경우, 최근의 양국 화해 분위기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관계자는 “지난해처럼 일본이 성의 없는 태도를 반복할 경우, 올해 추도식 역시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