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이른바 ‘가짜 출근’ 의혹을 취재하던 한겨레 기자가 건조물 침입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검찰이 법원의 판례에도 반하는 판단으로 기자의 정상적 취재 활동을 범죄로 규정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부장 여경진)는 지난해 11월 대통령 관저 인근 건물 옥상에서 취재하다 건조물 침입 혐의로 송치된 한겨레 ㄱ기자에게 최근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기소유예는 검찰이 형사상 죄를 인정하면서도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 결정으로, 법원 판결 없이 검찰 차원에서 사실상 유죄로 판단한 셈이다.
ㄱ기자는 지난해 11월 1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 상가건물 옥상에서 윤 대통령의 출근 상황 등을 취재하던 중 경찰에 의해 입건됐다. 당시 ㄱ기자는 경비원에게 입주 점포 위치를 묻고 건물 옥상에 올라갔으며, 옥상 문은 잠겨 있지 않았다. 건물 소유주도 처벌을 원하지 않았으나 경찰은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옥상 문에 출입금지 표지가 있었고, 처음부터 출입 허락을 받지 않았다”며 ‘사실상의 평온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기소유예 처분했다. 그러나 이는 법원의 판단과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대법원은 방송 PD가 취재 목적으로 시설에 들어간 사건에서 교도관의 제지나 강제성이 없었다면 ‘사실상 평온 상태를 침해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 취지 판결을 내렸다. 법조계에서도 ㄱ기자의 행위는 국민의 알권리를 위한 정상적인 취재 활동으로 무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다수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이희영 미디어언론위원장은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은 사실상 항고하기 어렵게 만들어 기자를 압박하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검찰 출신 변호사 역시 “범죄 목적이 아니라 정상적인 취재였던 점에서 입건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 관련 의혹을 취재하는 언론에 대한 수사나 압박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윤 대통령의 골프장 방문을 취재하던 CBS 기자가 경찰의 내사를 받았으며, 올 1월 대통령실이 관저 내부 촬영 혐의로 MBC와 JTBC 등을 무더기로 고발하는 등 논란이 지속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