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80주년을 맞는 2025년 올해, 전후 담화를 발표하지 않는 방향으로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역사 인식을 둘러싼 국내외 논쟁을 피하고, 기존 담화의 입장을 유지하겠다는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의도로 풀이된다.
일본 전후 담화란 일본 정부가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전쟁에 대한 반성과 역사 인식을 표명하기 위해 발표한 공식 성명이다. 대표적으로 1995년 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가 발표한 ‘무라야마 담화’가 있다. 무라야마 담화에서는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침략 행위에 대해 반성과 사죄의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이후 일본은 2005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고이즈미 담화’, 2015년 아베 신조 총리의 ‘아베 담화’ 등 10년 주기로 전후 담화를 통해 역사 인식을 표명해왔다.
하지만 최근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새로운 담화 발표 대신, 일본이 과거 무모한 전쟁에 빠져든 경위를 전문가 회의를 통해 재조명할 계획이다. 전쟁의 교훈을 내부적으로 되새기고, 평화국가로서의 결의를 다지겠다는 의지다.
이시바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은 2015년 아베 담화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아베 담화는 “전쟁과 아무런 상관없는 다음 세대에게 계속 사죄의 숙명을 짊어지게 해서는 안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로써 일본은 패전 80주년을 맞아 대외적인 역사 문제 재조명보다는 기존 담화 계승 및 내부적 반성 강화에 무게를 둘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