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부 대변인’ 자격으로 발표한 대국민 호소문이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12·3 내란사태에 대한 사과 없이, 위헌·위법적인 비상계엄 선포 심의에 참여한 장관들을 탄핵하려는 야당에 자제를 촉구한 그의 발언은 ‘내란 범죄를 두둔한다’는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유 장관은 호소문에서 “비상계엄 선포를 막지 못했다는 이유로 박성재 법무부 장관과 조지호 경찰청장의 탄핵소추안이 보고됐다”며, “사임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까지 포함해 치안과 법무 행정을 책임지는 장관들이 모두 공석이 되면 국민 일상에 큰 위험이 닥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누리꾼들은 이를 두고 강한 반발을 보였다. “내란 공범이 그 자리에 있는 게 더 위험하다”,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눈 이들이 없는 정부가 더 낫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한 누리꾼은 “내란에 가담한 장관들을 옹호하며 위험 운운하는 것은 황당하다”고 꼬집었다.
특히 박성재 법무부 장관과 조지호 경찰청장은 12·3 내란사태 당시 주요 역할을 한 인물로, 현재 내란죄 등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조 청장은 11일 새벽 긴급 체포됐으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해 유 장관의 발언이 책임 회피로 보인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편, 유 장관의 호소문은 내란 사태 이후 정부 대변인이 발표한 첫 공식 입장이었지만, 내란 사태에 대한 사과나 책임 표명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 누리꾼은 “내란을 방조한 내각이 어떤 낯짝으로 국정 정상화를 운운하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유 장관은 배우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당시에도 문체부 장관을 지낸 바 있다. 이번 발언에 대해 누리꾼들은 “주연배우 빠지면 망하는 연극처럼 여기는 것 아니냐”며 그의 발언을 조롱하기도 했다.
유 장관은 3일 밤 비상계엄 선포 심의 국무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으나,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에 따라 열린 4일 새벽 국무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