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추모일과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맞물린 일부 기업 마케팅과 정치권 반응을 둘러싸고 ‘도그 휘슬 커뮤니케이션’ 논란이 다시 확산하고 있다. 특정 집단만 알아들을 수 있는 은밀한 암시와 조롱 코드가 사회적 참사와 민주화 역사를 희화화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는 분위기다.
논란은 스타벅스가 202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추모일에 ‘사이렌 클래식 머그’를 출시하면서 불거졌다. 스타벅스 로고의 상징인 ‘사이렌’이 단순 브랜드 정체성이라는 반론도 있었지만, 일각에서는 선원들을 유혹해 죽음으로 이끈다는 그리스 신화 속 존재를 세월호 참사 당일 마케팅에 사용한 점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어 2026년 5월 18일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는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와 정치권 주변에서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 ‘탱크데이’ 등 과거 군사정권과 국가폭력을 연상시키는 표현들이 등장하며 논란이 재점화됐다. 민주화운동 희생자와 유가족의 아픔을 조롱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을 ‘도그 휘슬 커뮤니케이션’의 전형적 사례로 분석한다. 겉으로는 일반적 표현처럼 보이지만 특정 정치 성향이나 극단적 커뮤니티 내부에서는 조롱과 혐오의 신호로 소비되는 방식이다.
문제는 이러한 메시지가 단순 온라인 밈을 넘어 정치권 언어와 기업 마케팅 영역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일부 정치권 인사들은 논란에 대해 “과도한 해석” “억지 비판”이라고 반박하며 오히려 문제 제기 측을 공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유가족과 시민사회는 “사회적 참사와 민주화 희생을 희화화하는 행위는 표현의 자유 영역이 아니라 공동체 윤리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반발한다.
법조계와 시민단체 일각에서는 반복적 혐오 조롱 표현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과 강화된 법적 책임 체계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특정 집단에 대한 암시적 조롱이 사회적 갈등과 극단주의를 부추기고 민주주의 질서를 흔드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이유에서다.
정치권이 이를 단순 해프닝이나 온라인 문화 정도로 축소할 경우 사회적 신뢰 붕괴는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시민사회 관계자는 “도그 휘슬은 겉으로는 평범한 언어를 가장하지만 실제로는 혐오와 조롱을 공유하는 암호 체계”라며 “민주사회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지만 동시에 타인의 고통을 조직적으로 희화화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사회적 책임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복되는 ‘도그 휘슬’ 논란…정치권·기업 혐오 조롱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