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직원들의 사퇴 요구가 담긴 ‘연판장 사태’ 발생 7일 만에 사의를 밝혔다. 김 차장은 15일 오후 2시 경호처 전 직원을 소집한 긴급 간담회에서 이달 내 사퇴 의사를 표명하고, 남은 기간 직무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지 11일, 경호처 창설 이래 첫 내부 연판장 사태가 발생한 지 7일 만에 열렸다. 김 차장은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경호처를 ‘사병 집단’으로 표현한 데 대해 사과의 뜻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광우 경호본부장은 현재 장기 휴가 중인 상태로, 경호처 관계자는 이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연판장에는 전체 경호처 직원 700여 명 중 530명이 넘는 인원이 서명했다. 연판장에는 “경호처가 사병 집단이라는 조롱 섞인 오명 속에 존폐 위기에 처해 있으며, 김성훈·이광우 두 간부는 대통령의 신임을 등에 업고 경호처를 사조직화하고 불법 행위를 자행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사직 요구는 내부 중간 간부 70% 이상이 동참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김 차장은 특히 1월 3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첫 체포영장 집행 당시 법률 검토에도 불구하고 ‘인간방패’ 형태로 저지 지시를 내린 장본인으로 지목됐다. 2차 집행 당시인 1월 15일에도 유사한 지시가 있었으나 경호관들이 따르지 않았고, 윤 전 대통령은 결국 체포됐다.
경호처의 기밀통신기기인 ‘비화폰’의 무단 외부 지급 역시 논란의 핵심이다. 김 차장은 작년 12월 2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요청에 따라 민간인 명의로 지급하려다 내부 반발로 인해 자신의 이름으로 우회 지급 처리했다. 해당 비화폰은 결국 ‘계엄 비선’ 의혹이 제기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게 전달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은 현재 대통령경호법 위반, 직권남용,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특히 김 차장의 사의 표명이 경찰 수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경찰은 윤 전 대통령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한 상태에서 김 차장 등의 진술과 증거를 토대로 윤 전 대통령의 개입 여부를 추적 중이다.
또한 경찰은 ‘12·3 불법계엄’ 의혹 수사와 관련해 핵심 증거로 지목된 비화폰 서버 확보를 위해 경호처에 대한 압수수색을 재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김 차장이 경호처 책임자로 있으면서 그간 압수수색을 거부해온 상황이었던 만큼, 그의 사퇴는 수사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