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연극단의 신작 ‘퉁소소리’가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올랐다. 조선 중기의 한문소설 ‘최척전’을 원작으로, 전란과 이산, 그리고 생존을 주제로 한 이 작품은 17세기 동아시아를 배경으로 부부 최척과 옥영의 여정을 그린다.
전쟁과 이산 속에서도 살아야 하는 이유
임진왜란, 정유재란, 명청 교체기 등 동아시아의 격변기를 배경으로 한 ‘퉁소소리’는 전란 속에서 헤어진 부부가 베트남의 항구에서 극적으로 재회하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연극의 클라이맥스는 최척이 퉁소를 불고, 옥영이 시를 읊으며 서로를 알아보는 장면이다.
연출을 맡은 고선웅은 소설 속 방대한 서사를 압축하며, 배우들의 1인 다역 연기와 빠른 장면 전환을 통해 무대를 긴박감 넘치게 구성했다. 단순한 무대와 상징적인 소품은 전란의 비극적 상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면서도, 극의 중심을 부부의 이야기로 견고히 잡아냈다.
오늘날 관객에게 던지는 메시지
작품은 단순히 과거의 이야기를 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오늘날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불안과 경기침체 속에서, ‘퉁소소리’는 “버텨내야 살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특히, 고선웅은 작품을 통해 “살아내기 위해 살아야 한다”는 삶의 의지를 강조하며 전쟁 반대와 생존의 가치를 관객들에게 묵직하게 전한다.
고선웅의 또 다른 대표작
‘퉁소소리’는 고선웅의 전작인 ‘회란기’,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과 마찬가지로 강렬한 서사와 상징적인 무대 연출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한국적 정서를 담은 이번 작품은 그의 연출 세계가 한층 더 빛나는 순간이었다.
전쟁 속에서 찾는 평화와 생존의 가치
15년 동안 작품을 다듬어온 고선웅은 “전쟁과 이산의 고통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반복되고 있다”며, 과거를 통해 오늘날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퉁소소리’는 단순한 연극을 넘어, 전쟁과 생존, 그리고 인간의 본질적 가치를 묻는 작품으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