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외국인 경영자에게 적용하는 ‘경영·관리’ 체류자격 요건을 강화한 지 1년을 앞두고 있다. 핵심은 자본금 등 사업 규모 기준을 종전 500만엔에서 3000만엔으로 높인 것이다. 다만 이는 회사 설립 자체의 최소 자본금이 아니라 일본에 체류하며 사업을 경영하기 위한 체류자격 심사 기준이다.
2026년 10월 14일 기준 일본 회사법상 자본금 1엔으로도 주식회사 설립 등기가 가능하다. 일본무역진흥기구인 제트로도 법인 등기와 ‘경영·관리’ 체류자격 취득 요건을 구분해 안내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인이 일본 법인을 설립한다고 해서 일률적으로 3000만엔을 출자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해당 체류자격으로 일본에서 직접 경영하려면 강화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새 기준은 2025년 10월 16일부터 시행됐다. 자본금 요건만 높아진 것이 아니다. 상근 직원 1명 이상 고용이 의무화됐으며, 신청자는 경영·관리 경력 3년 이상 또는 경영관리나 사업 분야와 관련된 석사 수준 이상의 학위를 갖춰야 한다. 신청자나 상근 직원 가운데 적어도 한 명은 일정 수준 이상의 일본어 능력을 보유해야 한다. 신규 사업계획에는 원칙적으로 경영 관련 전문지식을 가진 전문가의 확인도 필요하다.
고용 의무를 충족하는 직원의 체류자격에도 제한이 있다. 일본인과 특별영주자, 영주자·일본인의 배우자 등·영주자의 배우자 등·정주자 자격을 가진 외국인이 대상이다. 일반적인 취업 체류자격을 가진 외국인 직원을 채용한 것만으로는 이 고용 요건을 충족할 수 없다.
소규모 창업자가 검토해야 할 부담은 자본금과 지속적인 운영비다. 종전에는 500만엔 출자 등을 기준으로 사업 규모를 입증할 수 있었지만, 새 기준에서는 3000만엔 이상의 자본금 등에 상근 직원 고용까지 요구된다. 자금을 마련하는 것과 함께 인건비를 감당할 사업계획도 준비해야 하는 구조다.
일본 정부는 제도 강화 배경으로 사업 실체가 없는 회사와 체류 목적의 제도 악용 문제를 들었다. 법무성은 3000만엔 기준에 대해 사업의 안정성과 일본 경제에 기여할 사업 규모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국세청 통계에서 자본금 2000만엔 초과∼5000만엔 이하 구간은 적자 법인보다 이익을 낸 법인이 많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기존 ‘경영·관리’ 체류자격 보유자에게는 경과조치가 적용된다. 출입국재류관리청은 올해 6월 26일 갱신한 안내에서 2028년 10월 16일까지 새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체류기간 갱신을 불허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사업 운영 상태와 노동관계 법령 준수, 사회보험 가입·납부, 필요한 인허가 취득 여부 등은 계속 심사한다
경과조치가 끝난 뒤에도 자본금이 3000만엔에 미달한다는 이유만으로 일률적으로 갱신을 불허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경영상태가 양호하고 세금 납부 의무를 적절히 이행하며 다음 갱신 때까지 새 기준을 충족할 전망이 있는 경우에는 다른 체류 상황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다만 이는 개별 심사 방침으로, 기존 사업자에 대한 영구적인 예외를 뜻하지는 않는다.
일본 진출을 준비하는 한국 사업자에게 중요한 것은 법인 설립 가능 여부와 경영자의 체류 가능 여부를 각각 확인하는 일이다. 낮은 자본금으로 회사 등기를 마쳤더라도 ‘경영·관리’ 체류자격이 자동으로 부여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의 3000만엔 기준은 회사 등록 단계보다 일본에 거주하며 사업을 운영하는 단계에서 작용하는 진입 요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