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노동당 제9차 당대회를 통해 대남·대미 강경 기조를 재확인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한국을 “동족이라는 범주에서 영원히 배제할 것”이라며 남북 대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북미 관계에 대해서는 미국의 태도 변화 여부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26일 노동당 제9차 당대회 보도를 통해 김 위원장이 지난 20일과 21일 진행한 사업총화 보고 내용을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가장 적대적인 실체인 대한민국과 상론할 일이 전혀 없다”며 “국가의 노선과 정책을 확정하는 집권당의 최고지도기관인 당대회를 통하여 다시금 천명한다”고 밝혔다.
또 역대 한국 정부가 북한 체제 붕괴를 기도해왔다고 주장하며 이재명 정부의 대북 기조에 대해 “겉으로 표방하는 유화적인 태도는 서투른 기만극이고 졸작”이라고 규정했다.
김 위원장은 ‘조선반도 비핵화’ 기조를 겨냥해 “우리의 무장해제를 획책하는 위해로운 존재를 같은 민족이라는 타성에 포로돼 계속 상대하는 것은 더 이상 존속시켜선 안 될 착오적 관행”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이 우리와 국경을 접한 지정학적 조건을 탈피할 수 없는 한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우리를 건드리지 않는 것”이라며 남북관계 진전 여지를 차단했다.
군사적 위협 수위도 높였다. 김 위원장은 “선제공격 사명을 포함해 적대국에 해당되는 모든 물리력 사용이 이론·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또 “핵보유국의 문전에서 실행되는 한국의 부잡스러운 행동이 우리의 안전 환경을 다쳐놓는 행위로 인정되는 경우 임의의 행동을 개시할 수 있다”며 “그 연장선에서 한국의 완전 붕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향후 전략과 관련해서는 “적수들은 우리가 무엇을 구상하고 계산하는지 알 수 없으며 또 몰라야 한다”며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동시에 “국가핵무력을 더욱 확대 강화하고 핵보유국 지위를 철저히 행사하는 것은 확고부동한 의지”라고 강조했다.
대미 관계에 대해서는 강경 기조를 유지하되 조건부 관계 개선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 위원장은 “최강경 자세를 변함없는 대미정책 기조로 견지할 것”이라면서도 “미국이 우리 국가의 현 지위를 존중하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한다면 좋게 지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미 관계의 전망성은 미국 측 태도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며 “평화적 공존이든 영원한 대결이든 우리는 모든 것에 준비돼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은 당대회 폐막 당일인 25일 밤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열고 무력을 과시했다. 이번 당대회를 계기로 남북관계 단절 기조와 핵무력 강화 방침을 공식 노선으로 재확인한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