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 탄생시킨 전설의 감독 테드 코체프, 향년 94세로 별세

1982년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액션 영화 ‘람보’(원제: First Blood)의 연출을 맡았던 캐나다 출신 영화감독 테드 코체프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멕시코의 한 병원에서 향년 94세로 별세했다. 일본 교도통신과 미국 UPI 통신 등 주요 외신이 13일 일제히 보도했다.

1931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불가리아계 이민자 가정의 아들로 태어난 코체프는 토론토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후, 1955년 캐나다 방송사 CBC에 입사해 최연소 프로듀서로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1958년 영국으로 건너가 BBC를 비롯한 유럽 방송사들과 협업하며 연출력과 기획력을 인정받았다.

그는 1971년 호주 오지에서 벌어지는 인간 본성의 추락을 그린 작품 ‘웨이크 인 프라이트’로 유럽 비평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영화계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어 1974년 ‘더디 크레이비츠의 수습 기간’으로 베를린 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곰상을 수상하며 캐나다 영어권 감독 최초의 국제영화제 수상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코체프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람보’는 1982년 실베스터 스탤론 주연으로 제작돼 원제 ‘퍼스트 블러드’라는 제목으로 개봉됐다. 영화는 베트남전 참전용사 존 람보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와 사회의 냉대에 맞서 싸우는 과정을 액션과 심리 드라마로 풀어내 전 세계 관객의 공감을 얻었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람보가 옛 상사를 붙잡고 절규하며 무너지는 장면은 “스탤론의 진가를 보여준 역대급 연기”라는 평가를 받았다.

‘퍼스트 블러드’는 본래 단일 영화로 기획됐으나, 세계적 흥행에 힘입어 2019년까지 총 4편의 속편이 제작됐다. 코체프는 오직 1편만을 연출했고, 이후 시리즈는 다른 감독들에 의해 이어졌다. 그는 또 다른 대표작으로 ‘지옥의 7인’(1983), ‘베니의 주말’(1989) 등을 남겼다.

말년에는 자신의 뿌리인 불가리아에 대한 애정을 표하며 2016년 불가리아 시민권을 취득했고, 북마케도니아 예술위원회에서 활동하는 등 문화예술 발전에도 이바지했다.

영화계는 “코체프는 인간의 고뇌와 사회 문제를 강렬한 드라마와 장르적 기법으로 풀어낸 감독”이라며 “그의 작품들은 시대를 초월한 감동과 메시지를 남겼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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