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진실화해위원회지부는 지난 9일 <조선일보>의 3월 31일자 보도와 관련해 해당 기자와 편집국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 중부경찰서에 고발했다. 문제의 보도는 “[단독] 국군‧경찰 잘못만 들춘 진실화해위, ‘北학살 20년만에 첫 규명”이라는 제목으로, 서울대병원 집단학살 사건을 다루며 진실화해위원회의 조사 편향성을 암시했다. 노조 측은 해당 보도가 “명백한 허위사실을 포함하고 있고, 조사관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밝혔다.
진화위 노조는 올해 1월 창립돼 김애자 조사관을 지부장으로 선출한 상태다. 김 지부장은 제주4.3 범국민위원회 이사, 제민일보 기자(4.3취재반), 1기 진화위 조사관 등을 거쳐 현재까지 조사관으로 재직 중이다. 노조는 <조선일보>의 보도가 “위원회가 군경 학살만 조사하고 북한 관련 사건은 외면했다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야 처음으로 규명했다는 허위의 인상을 심어줬다”고 비판했다.
김 지부장은 텔레그램 인터뷰에서 “해당 보도는 서울대병원 학살사건이 처음 규명됐다는 표현으로, 위원회가 적대세력 사건을 의도적으로 외면했다는 인식을 유도했다”며 “하지만 2기 위원회는 이미 3011건의 적대세력 사건(희생자 3850명)을 규명했고, 이는 군경 사건보다 높은 결정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진화위는 기독교‧천주교‧대종교 등 종교인 희생사건을 직권조사로 진행했으며, 국군포로 인권침해사건, 서울대병원 학살사건 등도 다루고 있다. 김 지부장은 특히 <조선일보>가 “서울대병원 학살사건이 윤석열 정부 이후 시작됐다”고 보도한 데 대해 “해당 사건은 2022년 6월 신청됐고, 그해 10월 조사개시 결정이 내려졌다”며 “진실규명 결정도 내려지지 않은 사건을 규명된 것처럼 보도한 것은 중대한 왜곡”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보도에는 희생자 수를 최소 330명, 최대 1000명으로 기술했으나, 이 사건에 대한 공식 보고서조차 희생자를 특정하지 못했고, 신빙성 있는 자료에서도 150~200명 규모로 보고된 바 있다. 병원 병상 수, 희생일자 등도 혼재돼 있어 사실관계가 불명확한 상황임에도, 이를 단정적으로 보도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 지부장은 “이 보도로 인해 조사관과 위원회는 북한 편향, 국가전복세력이라는 비난에 직면했다”며 “이는 조사관 개인뿐 아니라 기관의 신뢰도에 심대한 타격을 입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보도 이후 위원장인 박선영은 아무런 정정보도 요청도 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 지부장은 “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원 3인이 정정보도 요청을 요구했지만, 박 위원장은 자신은 해당 보도와 무관하다는 입장만 반복했다”고 말했다.
박선영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중 임명됐고, 일부 유족단체와 야당은 “진실과 화해를 추구해야 할 위원회 수장으로서 부적절하다”며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특히 과거 SNS 글에서 비상계엄 직후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발언이 내란 옹호 논란을 빚은 바 있어, 위원회 운영의 정치적 중립성 문제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
노조는 박 위원장과 황인수 조사1국장, 이옥남 상임위원에 대해서도 강한 불신을 표명하고 있다. 황 국장은 진도간첩단 사건 등 위원회가 진실규명한 사안을 부정하거나, 적대세력 사건 신청서 작성자 조사를 지시한 정황 등으로 논란이 됐다.
현재 노조는 고발과 함께 언론중재위원회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 청구도 법적 검토 중이며, 민주당과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현 체제 하에서는 위원회 활동의 연장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