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신주쿠구 신오쿠보가 한류 관광 명소로 꾸준한 방문객을 끌어모으고 있지만, 상권 내부에서는 “매출이 줄어 임대료도 내기 어렵다”는 자영업자들의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겉으로는 신규 점포가 계속 들어서고 있지만 실제 영업 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신오쿠보 상권에서는 여전히 신규 창업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한류와 K-푸드에 대한 관심으로 창업을 희망하는 사업자는 적지 않지만, 치열한 경쟁 속에서 폐업하는 점포도 늘고 있다. 일부 점주는 높은 임대료와 인건비, 식재료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고 토로한다. 일본에서는 최근 물가 상승과 인력 부족으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경영 부담이 커지면서 도산도 증가하는 추세다.
상권의 획일화도 문제로 꼽힌다. 과거에는 다양한 한국 음식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거리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현재는 삼겹살 전문점과 비슷한 콘셉트의 음식점이 밀집하면서 차별성이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관광객 사이에서도 “어느 가게를 가도 메뉴가 비슷하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음식의 품질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진다. 일부 업소에서는 조리 시간을 줄이기 위해 레토르트 식품이나 반조리 제품 사용 비중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과거와 같은 ‘한국의 맛’을 기대했던 소비자들의 실망감도 커지고 있다. 다만 이는 일부 업소 사례로, 모든 음식점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인력 구조도 크게 변했다. 과거에는 한국인 종업원을 쉽게 볼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인력난과 인건비 부담으로 베트남, 네팔,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출신 직원들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 일본 전역에서 외국인 노동력 의존도가 높아지는 흐름과 맞물린 현상이다.
화장품 매장 역시 예전 같은 활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K-뷰티 열풍 초기에는 한국 브랜드 화장품 판매가 상권의 핵심 경쟁력이었지만, 현재는 일본 어디서나 온라인 쇼핑과 드럭스토어를 통해 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되면서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다. 저가 제품 위주의 판매 전략도 한계에 직면했다.
가격 경쟁력 약화도 소비 감소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관광객들은 “예전보다 음식값이 많이 올랐다”며 부담을 느끼고 있고, 엔화 약세에도 일본 내 생활물가 상승이 겹치면서 내국인 소비도 위축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신오쿠보가 다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몇몇 종류의 음식에서 벗어나 지역 특색과 차별화된 콘텐츠를 강화하고, 음식 품질 개선과 합리적인 가격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류만으로 고객을 끌어들이던 시대는 지나가고 있으며, 이제는 콘텐츠와 서비스의 경쟁력이 상권의 생존을 좌우하는 시대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