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엄치는 보석’ 일본 비단잉어…200년 품종개량 거쳐 세계로일본의 정원이나 사찰 연못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비단잉어가 단순한 관상어를 넘어 일본을 대표하는 고급 수출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일본에서는 비단잉어를 ‘니시키고이(錦鯉)’라고 부른다. 화려한 색과 무늬 때문에 해외에서는 ‘헤엄치는 보석’으로도 알려져 있다.일본 비단잉어의 발상지는 니가타현 중부 산간지역이다. 니가타현에 따르면 에도시대 후기 현재의 나가오카시와 오지야시, 우오누마시 일부에 해당하는 옛 고시군 니주무라고에서 식용으로 기르던 잉어 가운데 색이 다른 개체가 나타난 것이 비단잉어의 기원으로 전해진다.이 지역은 겨울철 눈이 많이 내리는 산간지역으로 주민들이 논과 저수지를 활용해 식용 잉어를 길렀다. 이후 붉은색과 흰색 등 독특한 색을 가진 잉어를 선별해 교배하면서 관상용 품종으로 발전했다.비단잉어가 일본 전역에 본격적으로 알려진 계기는 1914년 도쿄에서 열린 다이쇼박람회였다. 니가타에서 출품된 비단잉어가 소개되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대표적인 품종은 흰 바탕에 붉은 무늬가 들어간 ‘고하쿠(紅白)’다. 흰색과 붉은색, 검은색이 조화를 이루는 ‘다이쇼산쇼쿠(大正三色)’와 ‘쇼와산쇼쿠(昭和三色)’도 대표적인 품종으로 꼽힌다. 장기간에 걸친 선택 교배와 품종개량으로 현재는 100종 안팎 또는 그 이상의 다양한 계통이 알려져 있다.비단잉어의 가치는 단순히 크기로 결정되지 않는다. 몸의 형태와 색상의 선명도, 흰색 피부의 질, 무늬의 배치와 균형, 혈통과 성장 가능성 등이 종합적으로 평가된다. 일본에서는 전국 규모의 품평회도 열리며 우수한 개체를 선발한다.최근에는 일본 국내보다 해외시장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유럽과 미국은 물론 동남아시아와 아시아 각국에서 일본산 비단잉어를 찾는 애호가들이 늘어나면서 전문 양어장에서 해외 구매자를 대상으로 판매하는 모습도 일반화됐다.일본 세관 통계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확인된다. 전국 비단잉어 수출액은 2023년 약 66억9600만엔으로 당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2024년에도 1~11월 수출액이 약 56억4400만엔에 달했다. 미국 등 주요 해외시장에서 일본산 비단잉어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살아 있는 생물을 해외로 보내는 만큼 수출 과정도 까다롭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비단잉어 수출과 관련해 잉어봄바이러스병(SVC)과 잉어헤르페스바이러스병(KHV) 등의 방역을 위한 양식시설 등록과 위생증명 절차를 운영하고 있다.비단잉어는 일본의 전통적인 정원문화와도 밀접하다. 물과 돌, 나무를 중심으로 구성되는 일본식 정원에서 천천히 움직이는 비단잉어는 연못 자체를 살아 있는 풍경으로 만드는 요소로 활용돼 왔다.약 200년 전 니가타 산골의 식용 잉어에서 시작된 비단잉어는 세대를 거듭한 품종개량을 통해 세계적인 관상어가 됐다. 일본의 자연환경과 농촌생활, 장인식 품종개량 문화가 결합해 만들어낸 또 하나의 일본 문화상품인 셈이다.
일본 비단잉어의 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