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으로 비볐던 ‘골동면’…비빔국수의 오랜 역사

붉은 고추장 양념이 익숙한 비빔국수는 조선시대 문헌에도 등장하는 음식이다. 다만 옛 비빔국수는 오늘날처럼 매운 양념을 중심으로 한 음식과는 차이가 있었다. 고기와 채소를 국수에 섞고 간장으로 맛을 내는 방식이었다.

비빔국수의 옛 이름은 ‘골동면(骨董麵)’이다. 여기서 골동은 여러 재료를 뒤섞는다는 뜻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비빔국수를 ‘국수비빔’ 또는 ‘골동면’으로 소개하며, 관련 기록이 『동국세시기』와 『시의전서』, 『부인필지』 등에 남아 있다고 설명한다. 이들 기록은 조선 후기부터 국수를 여러 재료와 비벼 먹는 음식 문화가 존재했음을 보여준다.

『동국세시기』에 소개된 골동면에는 국수와 여러 채소, 배, 밤, 쇠고기, 돼지고기, 참기름 등이 들어갔다. 오늘날 김치와 달걀을 곁들인 간단한 비빔국수에 비하면 재료 구성이 풍성했다. 당시 기록에서 말하는 잡채는 오늘날의 당면 요리로 단정하기보다 여러 채소를 뜻하는 표현으로 이해해야 한다.

비빔국수는 여름에만 먹는 음식도 아니었다. 국립민속박물관의 한국민속대백과사전은 비빔국수를 음력 11월인 동짓달에 먹던 시절음식으로 설명한다. 손님을 대접할 때는 맑은 장국이나 완자탕, 동치미·나박김치 등을 함께 냈다. 계절과 지역에 따라 채소와 고기, 해산물 등 재료도 달라졌다.

오늘날에는 고추장으로 맵게 비비는 방식이 일반화됐지만, 그 바탕에는 면과 다양한 재료를 한데 섞어 먹던 골동면의 전통이 있다. 다만 고추장 비빔국수가 정확히 언제 처음 등장했는지는 이들 자료만으로 특정하기 어렵다. 옛 간장 비빔국수와 현대의 매운 비빔국수를 구분해 보는 것이 역사적으로 타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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