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몽골이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협상을 원칙적으로 타결하며 양국 간 경제협력이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과 K-소비재 수출 확대, 인프라·금융·의료 분야 협력 강화가 이번 협정의 핵심 성과로 꼽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9일 이재명 대통령의 몽골 국빈방문을 계기로 열린 정상회담에서 한국과 몽골 정상이 한·몽골 CEPA 협상의 원칙적 타결을 공식 선언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상품 시장개방과 원산지 기준 등 협정의 핵심 내용에 합의했으며, 일부 기술적인 사항만 실무 협의를 통해 마무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사실상 협상이 종료 단계에 들어섰다.
한·몽골 CEPA는 단순한 자유무역협정(FTA)을 넘어 상품 교역뿐 아니라 공급망, 산업, 유통, 인프라, 금융, 의료 등 다양한 분야의 경제협력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포괄적 통상협정이다.
양국은 2023년 12월 협상을 시작했지만 시장 개방 수준을 둘러싼 이견으로 약 1년 7개월간 협상이 중단됐다. 이후 정상회담을 계기로 협상이 재개됐고, 최종 시장개방안에 합의하면서 원칙적 타결에 이르렀다.
이번 협정으로 한국과 몽골은 품목 수와 수입액 기준 모두 90% 이상을 개방하는 높은 수준의 시장 자유화를 달성했다.
특히 몽골이 보유한 구리, 몰리브덴, 희토류 등 핵심광물에 대해 한국이 부과하던 2~5%의 수입관세를 협정 발효와 동시에 철폐하기로 하면서 국내 기업의 핵심 원자재 조달 여건이 개선될 전망이다.
또한 경제협력 분야에 에너지·광물 협력 근거를 명문화해 지난해 개소한 몽골 희소금속협력센터를 중심으로 양국 간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K-소비재의 몽골 시장 진출 확대도 주요 성과다. 현재 몽골에는 CU 603개 점포, GS25 299개 점포, 이마트 6개 점포 등 한국 유통기업이 활발히 진출해 있다. 관세 철폐가 시행되면 기존 유통망을 활용한 화장품, 라면, 조미김 등 K-뷰티·푸드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
양국은 화장품과 식품 등 주요 수출품에 대해 유연한 원산지 기준에도 합의했다. 일부 해외산 원재료를 사용하더라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한국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반면 농축수산물은 국내 산업 보호를 위해 엄격한 원산지 기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산업·투자 협력도 확대된다. 화물차와 건설중장비 등 인프라 관련 품목의 관세가 철폐되고, 인프라 건설, 금융, 의료 분야 협력이 협정에 포함되면서 한국 기업의 몽골 진출 기반도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한·몽 CEPA는 상품 교역 확대뿐 아니라 산업, 공급망, 서비스 등 경제협력 전반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양국 경제관계의 도약과 실질적인 협력 성과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 절차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남은 기술적 협의를 마무리한 뒤 협정의 정식 서명과 발효 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며, 발효에 앞서 기업 대상 설명회와 활용 가이드도 제공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