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직후 미국 뉴욕증시에서 5% 넘게 하락하며 시장 불안을 키웠다. 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쿠팡Inc는 전 거래일 대비 5.36% 떨어진 26.6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낙폭은 7%를 넘기도 했다. 이는 지난달 5일 이후 한 달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이다.
이번 급락은 3370만개 계정의 개인정보 유출 사실이 공개된 직후 첫 거래일에 발생했다. 당초 수천 건 수준으로 알려졌던 유출 규모가 수천 배로 부풀어오른 데다, 외부 공격이 아니라 전직 직원 인증 관리 부실이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내부 통제 시스템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흔들린 것으로 분석된다.
논란은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에게까지 번지고 있다. 미국 국적을 가진 김 의장은 클래스B 보통주 1억5천만여 주를 보유하며 의결권 기준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그러나 국회의 출석 요구가 있을 때마다 해외 체류 등을 이유로 불참해 왔다.
김 의장은 지난해 보유 중이던 클래스B 주식 일부를 클래스A 보통주로 전환해 약 1500만 주를 매각하면서 4846억 원 수준을 현금화한 사실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당시 증여한 200만 주 상당 자선기금 역시 대부분 미국에서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국내 책임 회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쿠팡은 매출 상당 부분을 한국에서 벌어들이며 지난해 연 매출 40조 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는 50조 원 달성이 유력하다. 그러나 미국 법인이라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의 동일인(총수) 지정에서도 제외되며 여러 의무에서 벗어나 있는 상태다.
반면 노동 환경, 물류센터 안전, 입점업체 수수료 등 사회적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여러 상임위원회에서 경영진이 증인으로 출석했고, 수사 외압 의혹까지 제기되며 상설특검 수사도 받게 됐다. 그러나 김범석 의장은 이번에도 국내 청문회와 국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기업 내부 통제와 지배구조 논란으로 확산하면서 쿠팡을 둘러싼 책임 공방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