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산가들의 투자 목적지가 미국에서 일본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미중 패권 경쟁 심화로 미국의 비자·안보 심사 규제가 강화된 데다, 엔저가 장기화하면서 일본 부동산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졌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의 해외 부동산 투자 통계에서는 일본이 선호 국가 상위권으로 부상했다. 특히 도쿄와 오사카, 후쿠오카 등 대도시의 신축 아파트와 수익형 상가 매입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중국 부유층 사이에서는 “달러 자산보다 엔화 자산이 더 싸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심사 강화도 흐름을 가속하고 있다. 중국 국적자 대상 비자 심사 지연, 안보 관련 부동산 규제, 기술·데이터 분야의 교차 감시 강화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반면 일본은 중국인 관광·유학·부동산 취득 관련 행정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아 실수요와 투자 수요가 동시에 유입되고 있다.
일본 부동산 시장은 엔저에 따른 해외 자본 유입으로 가격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도쿄 상업지 일부는 연초 대비 거래가가 상승했고, 수익률이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이어진다. 일본 금융시장 또한 초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며 레버리지 활용 매력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자본의 일본 집중 현상이 단기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흐름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지적한다. 미중 전략 경쟁은 완화 조짐이 없고, 일본의 금리 정상화는 점진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일본 내 주요 지방 도시까지 매입 범위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일본 정부는 외국 자본 유입을 지역경제 활성화와 연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거주 목적이 아닌 투자 매입 증가가 주거 비용을 자극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 자본의 방향 전환이 동아시아 투자 지형을 어떻게 재편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