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버드대가 최근 비트코인 급락 국면에서 추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비트코인 가격이 7개월 만에 9만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조정을 거치는 상황에서도 보유량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 투자전문지 24/7월스트리트 분석에 따르면 하버드대 기금을 운용하는 하버드매니지먼트컴퍼니(HMC)는 비트코인이 11월까지 17% 하락하는 동안 적극적으로 매수했다. 3분기 기준 비트코인 ETF 보유액은 4억4300만달러로, 2분기 대비 3억달러 이상이 늘었다. HMC는 비트코인이 전통자산과 낮은 상관관계를 보여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가 크다는 판단으로 비중을 확대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가격 급락으로 인한 손실은 불가피해졌다. 비트코인은 최근 들어 올해 누적 상승분의 30%가 증발했고 시가총액은 6000억달러가 사라졌다. 하버드가 2분기 보유한 블랙록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 지분 490만주 역시 최소 14% 이상의 평가손실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 3분기 초 저점에서 매수해도 현재 평가액 기준 약 4000만달러가 감소한 셈이다.
하버드대 기금 규모는 570억달러 수준으로 비트코인 투자 비중은 1% 미만이다. 재정 전체를 흔들 정도는 아니지만 최근 하락한 수익률 경쟁력에 부담이 더해졌다는 지적은 남는다. 하버드대의 최근 10년 평균 연간 수익률은 8.2%로 상위권 대학 10곳 중 9위에 그쳤고, 최근 1년 수익률도 11.9%로 MIT와 스탠퍼드보다 낮았다. 변동성이 큰 자산에 공격적으로 편입한 결정이 리스크 관리 논란을 낳는 이유다.
비트코인 매수세는 다른 미국 명문대도 예외가 아니다. 브라운대는 블랙록 비트코인 ETF를 1400만달러어치 편입했고 에머리대는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미니 트러스트를 5200만달러 규모로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대학 기금이 수익률 제고를 위해 대체투자 비중을 확대하는 흐름이 비트코인 시장에서도 나타나는 셈이다.
하버드는 단기 조정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의 장기적 상승 여력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이번 폭락장에서의 ‘물타기’가 적절한 선택이었는지는 향후 시장 흐름에서 평가가 갈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