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의 명품 수수 의혹과 관련해 핵심 인물로 지목된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14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동안 부인과 반박이 엇갈렸던 선물 전달 경위가 법정에서 다시 검증되는 자리라 주목이 쏠렸다.
재판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에서 열렸다. 김 여사는 2022년 4월부터 7월 사이 건진법사 전성배에게서 샤넬 가방 2개와 시가 6220만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를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전성배는 최근 법정에서 통일교 측으로부터 받은 이 선물들을 유경옥에게 전달했고, 이를 다시 김 여사에게 건넸다고 진술을 바꾼 바 있다.
김 여사는 앞서 샤넬 가방 2개를 받은 사실은 인정했지만, 목걸이는 받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 전 행정관의 증언이 어느 쪽의 주장과 일치하는지가 이번 공판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재판부는 이날 유 전 행정관과 함께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린 정지원 전 행정관에 대한 증인신문도 진행했다. 정 전 행정관은 전성배 휴대전화에 저장된 ‘건희2’ 연락처의 실제 사용자 여부를 놓고 쟁점의 중심에 서 있다. 김 여사 측은 해당 번호가 정 전 행정관의 것이라고 주장해 왔고, 전성배는 최근 법정에서 그 번호의 사용자가 김 여사였다고 증언했다.
지난 공판에서는 대선 직후 ‘건희2’ 번호로 김 여사가 통일교 세계본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감사 인사를 전한 통화 녹음도 공개된 바 있다. 이 통화의 실사용자 여부는 김 여사의 혐의 판단과도 직결되는 사안이다.
한편 같은 날 중앙지법에서는 김건희 특검팀이 기소한 다른 관련 사건들 역시 함께 진행됐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사건과 전성배 측 브로커 이모씨의 알선수재 사건 등도 공판 절차를 이어갔다.
유경옥 전 행정관이 어떤 진술을 내놓느냐에 따라 김 여사 사건의 향후 방향도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