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이후 송파구 아파트가 거래량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규제 충격을 처음 겪는 지역과 달리 이미 허가제 적응을 마친 송파가 이번 대책의 사실상 ‘수혜지’로 떠오르면서 가격 상승 흐름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10월 20일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이후 45일간 서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아파트는 신천동 파크리오로 31건이 거래됐다. 이어 잠실엘스와 리센츠가 각각 26건으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모두 송파의 핵심 단지들이다.
뒤이어 문정시영 25건, 헬리오시티 23건, 가락쌍용1차 18건, 잠실주공5단지 17건이 상위권에 올랐다. 교통·생활편의·교육 등 핵심 입지를 갖춘 송파권 단지들이 규제 이후 오히려 거래를 빨아들이는 모양새다.
강남구 자곡동 래미안강남힐즈가 16건으로 8위에 자리했으나, 9위부터는 다시 송파권 단지가 줄줄이 등장했다. 문정래미안, 올림픽훼밀리, 가락우성1차, 트리지움, e편한세상송파파크센트럴 등이 10건 이상 거래되며 지역 전체가 활발한 매수 흐름을 이어갔다.
이번 거래 집중은 재건축·리모델링 기대감과 맞물려 있다. 문정시영과 가락쌍용1차가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며 올림픽훼밀리와 가락우성1차도 재건축 절차를 밟고 있다. 신축뿐 아니라 노후 단지까지 수요가 확산되는 이유다.
규제 직전(9월 5일~10월 19일)의 양상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당시 1~3위였던 성동구 한진해모로(96건), 마포 성산시영(94건), 목동센트럴아이파크위브(91건)는 이번 규제 이후 사실상 거래가 끊기며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한강벨트·비강남권으로 몰렸던 수요가 정책 발표와 동시에 급속히 이동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송파는 강남·서초·용산과 함께 이미 지난 3월부터 허가제를 경험해 규제 충격이 거의 없다”고 평가한다. 이어 “똘똘한 한 채 수요가 커지고 있고, 이 지역 상승 흐름은 최소 10년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 행동에서 그대로 드러난다”고 분석했다.
서울 부동산 시장의 중심축이 다시 강남 3구로 회귀하는 가운데, 송파가 선도하는 가격·수요의 재편이 앞으로 어떤 파급력을 낳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