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이 금번 총선에서 196석을 확보한 가운데, 과반(233석)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최소 37석이 더 필요하다. 정계에서는 이 37석의 향방이 새 정권의 명운을 가를 최대 변수로 꼽힌다.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국민민주당의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다. 현재 27석을 보유한 국민민주는 ‘소득세 과세 기준을 상향해 가처분소득을 늘리자’는 이른바 ‘103만엔의 벽’ 완화 주장을 통해 존재감을 크게 키웠다. 다마키 대표는 과세 기준을 178만엔으로 확대하자고 제안했으며, 정부와 여당 내 논의는 현재 164만엔 수준까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마키 대표는 평소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거리를 두고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 측과 소통해 왔지만, 이번 정권 구성 과정에서 어느 쪽과 손잡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일본유신회(35석)도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유신회는 오사카를 기반으로 한 지역 정당으로, ‘오사카를 제2의 수도로 만들자’는 공약을 내걸고 있다. 과거 하시모토 도루 전 오사카시장에 의해 창당된 이 정당은 고이즈미 계열 인사들과의 협력을 모색해 왔지만, 다카이치 측과는 파이프가 약하다는 분석이 많다. 특히 공명당과 유신회는 모두 오사카를 기반으로 해 지역구에서 경쟁 관계에 있으며, 이 때문에 공명당이 유신회와 동시에 연정에 참여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입헌민주당은 다마키 대표에게 야당 연합 구성을 제안했으나, 그는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산당과 레이와신센구미는 여전히 자민당과의 협력을 배제하고 있다. 공명당이 다시 자민당과 연정에 복귀할 가능성도 낮다.
이 같은 복잡한 정국 속에서 다카이치 총재가 과반 확보에 실패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단독 과반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제1당 지위를 유지해 정권을 구성할 수는 있지만,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국정 운영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소수 여당 체제로 1년을 버틴 이시바 전 총리에 비해 단명 정권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정가 안팎에서는 “자민당의 혼란은 결국 과거 아베파 중심 세력의 내부 분열에서 비롯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선거 패배에도 불구하고 다시 하기우다 고이치 등 아베계 인사들이 전면에 나서고 있는 점이 향후 정국의 또 다른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