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과 공명당의 연립정권이 25년 만에 사실상 결렬됐다. 공명당의 사이토 데쓰오 대표가 10일 고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에게 “연립관계를 일단 백지화하겠다”고 통보하면서 일본 정계가 급격히 요동치고 있다.
고이치 총재는 이날 오후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기자단과 만나 “공명당으로부터 연립정권 이탈을 일방적으로 통보받았다”며 “원래는 지방조직의 의견을 듣는 것이 논의의 목적이었는데, 갑작스럽게 연립이 끝났다고 선언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치자금규제법 개정 등 중요한 사안을 당내 논의 없이 결정하는 것은 독재와 다름없다”며 “당내 절차를 거쳐 책임 있는 협의 자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사이토 대표는 국회 내 기자회견에서 “자민당이 정치개혁에 대한 구체적 답변을 회피했다”며 “신뢰 관계가 무너진 만큼 연립관계를 백지로 돌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로써 자민당과 공명당이 1999년 이후 유지해온 여당 연합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이번 결별은 향후 중의원 해산과 총리 지명 선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이 단독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새 연립 파트너를 찾거나 소수 여당 체제를 감수해야 하는 복잡한 정국이 예상된다.
정치권에서는 “고이치 총재의 지도력과 자민당 내부 결속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일부 자민당 중진은 “공명당의 결정은 섣부른 선택”이라며 협력 복원을 위한 비공식 접촉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