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진침대가 발암물질 라돈이 검출된 매트리스의 소비자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이는 라돈 검출 논란 이후 7년 만의 첫 대법원 판단이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3일 이모씨 등 소비자 130여 명이 대진침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다른 소비자들이 제기한 추가 3건의 소송에서도 원고 일부승소 판결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대진침대는 소비자들에게 매트리스 구매 가격과 함께 1인당 위자료 10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 다만 매트리스를 함께 사용한 가족들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매트리스 사용으로 인한 실제 질병 발병이 없더라도 독성물질인 라돈에 노출된 소비자가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면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대진침대의 라돈 논란은 지난 2018년 5월 방사성 물질인 라돈이 매트리스에서 다량 검출되면서 불거졌다. 라돈은 WHO 산하 국제암연구센터가 폐암 유발 물질로 분류한 1급 발암물질이다. 이에 소비자들은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장하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1심은 소비자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당시 법원은 “대진침대가 라돈 물질을 매트리스 제조에 사용한 시점에는 관련 규제가 없었고, 당시 기술 수준에서 기대할 수 있는 안전성을 결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라돈은 인체에 유해한 1급 발암물질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이 엄격히 제한돼야 한다”고 지적하며 “특히 일상 주거용품인 침대 매트리스에 있어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현행법에 라돈 사용 금지 규정이 없다고 해서 사용이 무조건 허용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2심은 “저선량 방사능 노출 피해는 장기간 나타날 수 있으므로 현재 구체적 질병이 없다고 정신적 손해까지 부정할 순 없다”고 덧붙였다.
대법원도 이러한 원심 판단을 받아들여 상고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