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역에서 쌀 품귀 현상이 나타나며 쌀값 상승이 계속되고 있다. 이는 식당의 음식값 인상, 밥 무료 리필 중단, 대형마트 쌀 구매 수량 제한 등으로 이어져 국민들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 일부 일본인 관광객들은 한국을 방문해 쌀을 구매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일본 쌀값은 2023년 여름부터 급등세를 보였다.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품절 현상이 잇따르면서 수입량도 크게 증가했다. 올해 2월 일본 민간기업의 쌀 수입은 551톤을 넘어 2023 회계연도 전체 수입량을 초과했다. 한국도 다음 달까지 22톤의 쌀을 일본에 수출할 예정이며, 이는 1990년 이후 최대 규모다.
이번 사태의 주요 원인은 2023년 기록적 폭염으로 인한 생산 감소, 남부 해안 지진 여파로 인한 사재기, 코로나19 이후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인한 수요 급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오랜 기간 지속된 쌀 생산 억제 정책도 문제를 악화시켰다. 일본 정부는 1인 가구 증가와 식습관 변화로 감소한 쌀 소비에 대응해 생산량 감축을 유도해 왔다. 스즈키 노부히 도쿄대 농업경제학과 교수는 “정책 실패로 작은 충격에도 가격 급등과 공급 부족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일본 정부는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비축미를 방출하고 추가 방출도 결정했다. 그러나 일본농협(JA)이 비축미 대부분을 매입한 뒤 소매시장에 내놓지 않아 소매 가격은 쉽게 내려가지 않고 있다.
에토 타쿠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국내 쌀 생산량은 충분하지만, 유통망 혼란으로 소비자 가격이 높게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농협이 정부 비축 쌀을 소매시장에 충분히 공급하지 않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비축미 방출과 수입 확대만으로는 해결이 어렵다고 보고, 장기적으로 유통망 개선과 농업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적 문제들은 단기간 내 개선이 어려워, 쌀값 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일본 도쿄에 거주하는 가정주부 나카야마 나오코 씨는 “쌀은 일본인에게 영혼과도 같은 음식”이라며 “정치인들이 이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답답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