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대한민국 국가대표 ‘팀코리아’의 단복을 후원해 온 노스페이스가 동계 시즌을 앞두고 독일 브랜드 푸마에 자리를 내줬다. 입찰 구조 변경과 중소기업 제한 조건 등으로 대기업 계열인 노스페이스가 참여조차 하지 못하면서다.
노스페이스를 운영하는 영원아웃도어는 2023년과 2024년 연속 매출 1조 원을 넘긴 국내 대표 아웃도어 기업이다. 하지만 지난해 대한체육회가 실시한 ‘2025 동계대회 대한민국 선수단 공식 단복 제작’ 입찰에서 푸마가 최종 낙찰자로 선정되며 이번 시즌부터 공식 단복 제작사 지위를 잃게 됐다.
이번 입찰은 2025 토리노 동계 세계대학경기대회와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선수단 약 395명에게 제공될 공식 행사 단복을 납품하는 사업이다. 전체 사업 규모는 약 7억1100만 원으로, 제안서 평가와 문화위원회 심의 등을 통해 디자인과 기능성, 가격 경쟁력이 종합적으로 고려됐다.
노스페이스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부터 리우, 평창, 도쿄, 베이징까지 굵직한 국제대회에서 팀코리아의 단복을 책임져 왔다. 특히 지난해 파리올림픽 당시 대표팀이 선전하면서 ‘팀코리아 레플리카 컬렉션’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고, 공식몰 주간 판매 상위 10개 중 9개가 관련 제품일 정도로 흥행했다.
그러나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특정 브랜드와의 수의계약 관행이 지적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은 대한체육회의 수의계약 방식을 문제 삼았고,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이에 대해 “대단히 잘못된 일”이라고 밝혔다. 이후 대한체육회는 공급 계약까지 공개 입찰로 전환했고, 이번 입찰에서는 참여 자격을 중소기업으로 한정했다. 이에 따라 대기업 계열사인 노스페이스는 입찰에 응할 수 없었다.
노스페이스는 “2024년 12월 31일을 끝으로 대한체육회와의 공식 후원 계약이 종료됐다”며 “이번 입찰은 공식 후원이 아닌 단발성 납품 건으로, 중소기업만 참여 가능해 응찰할 수 없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대한체육회 측은 “기존에는 후원사 선정 이후 수의계약으로 납품이 이뤄졌지만, 이 방식이 국감에서 문제로 지적돼 공급 계약도 공개 입찰로 바꿨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후원을 통해 얻는 브랜드 노출 효과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체육회의 특성과 국가대표 선수단의 위상을 고려하면 제도 개선이 필요하며, 현재 문체부 및 국회와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노스페이스는 지난해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에서도 단복을 지원하며 후원 의지를 밝혔지만, 이번 시즌에는 공식 후원사 자리를 지키지 못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