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쿠바 제재와 연료 부족이 겹치면서 쿠바 전력 시스템이 사실상 붕괴 상태에 빠졌다. 일주일 사이 두 번째 전국 단위 정전이 발생하며 에너지 위기가 심화되는 양상이다.
쿠바전력공사(UNE)는 21일(현지시간) 국가 전력망 전체가 붕괴되면서 전국적인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이번 정전은 지난주에 이어 두 번째이며, 이달 들어서는 세 번째다.
당국은 누에비타스 화력발전소 설비 고장이 직접적인 발단이 됐다고 설명했다. 해당 사고 이후 가동 중이던 다른 발전 설비까지 연쇄적으로 멈추며 전력망 전체가 무너졌다는 분석이다.
쿠바의 전력난은 구조적 문제와 외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평가된다. 노후화된 발전 설비와 송배전 인프라가 반복적인 대규모 정전을 유발하는 가운데, 연료 부족까지 겹치며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하루 최대 12시간 이상 전력 공급이 끊기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미겔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최근 3개월 동안 해외로부터 석유를 공급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쿠바 정부는 에너지 위기의 핵심 원인으로 미국의 제재를 지목하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쿠바에 석유를 공급하는 국가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인 바 있다. 이 조치가 실제 공급망 위축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쿠바 측 주장이다.
전력난 장기화는 교통·물류 차질은 물론 식료품 공급 부족 등 실물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민 불만도 고조되는 분위기다. 지난 2021년 수도 아바나 등지에서 발생한 반정부 시위 역시 정전과 생필품 부족이 주요 배경으로 지목된 바 있다.
전력 인프라 개선과 연료 확보가 동시에 이뤄지지 않을 경우 쿠바의 에너지 위기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