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반기 제주항공이 국내 항공사 중 정비 문제로 인한 항공편 지연이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나며 한일 노선 이용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연희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해 상반기 총 5만2,883편의 항공편을 운항하며, 이 중 536편(국내선 344편, 국제선 192편)이 정비 문제로 인해 지연됐다. 이는 전체 항공사 중 가장 높은 수치로, 경쟁 저비용항공사(LCC)와 대형 항공사인 대한항공의 지연 건수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한일 노선의 주요 이용자인 탑승객들은 잦은 지연과 최근의 정비 문제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제주항공의 정비 지연율은 1.01%로, 전체 평균 0.64%를 크게 상회했다. 이는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월평균 항공기 운항 시간이 급증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정비 지연의 배경과 문제점
2023년 제주항공의 월평균 항공기 운항 시간은 412시간으로, 2020년의 174시간 대비 약 2.4배 증가했다. 이에 따라 항공기 기체 피로도가 누적되며 정비 필요성이 급격히 증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의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제한된 항공기로 운항을 과도하게 늘리다 보면 정비 지연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 항공 전문가는 예기치 못한 정비 문제로 인한 지연은 항공사 배상 책임에서 면제되는 점을 언급하며, 실제 고장이 아닌 예방적 조치로 정비 지연으로 분류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제주항공의 대응과 과제
제주항공은 정비 지연 문제와 관련해 공식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았지만, 올해 정비 인력을 상반기 38명, 하반기 27명 추가 채용해 약 560명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순한 인력 확충뿐만 아니라, 정비 시스템 점검과 항공기 운영 전략의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주항공의 정비 지연 문제가 지속된다면, 한일 노선 경쟁력 약화와 이용객의 신뢰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주항공은 정비 지연의 원인을 명확히 분석하고, 신속하고 투명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