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김상현 기자
중동 사태로 촉발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국내 유조선이 처음으로 홍해 우회 항로를 이용해 안전하게 통과했다. 원유 수급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정부 대응이 실제 수송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해양수산부는 17일 사우디아라비아 얀부항에서 원유를 선적한 우리 선박이 홍해를 무사히 빠져나왔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홍해를 통한 우회 수송이 현실화된 첫 사례다.
홍해는 예멘 후티 반군의 주요 활동 해역으로 꼽히며, 선박 피격 등 위험이 지속되는 지역이다. 2023년 10월 이후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무력 충돌 여파로 해당 해역에서만 70건이 넘는 선박 공격이 발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그동안 해당 항로 운항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왔다.
이번 운항 과정에서 해수부는 선박 위치와 항해 상황을 24시간 실시간으로 점검했다. 위험 정보 제공과 함께 선사와 상시 소통 체계를 유지하며 선원 안전 확보에 주력했다.
앞서 정부는 4월 초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호르무즈 해협 대체 항로 확보 방안을 논의하고, 홍해를 활용한 원유 수송 가능성을 검토해왔다.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부처와 업계가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한 결과 실제 운송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해수부는 이번 사례가 중동 정세 불안 속에서도 원유 수급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대안 항로를 입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은 “선박과 선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 관계기관과 협력해 중동발 원유 수송이 차질 없이 이뤄지도록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