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부촌 지도가 다시 뒤집혔다. 3년 연속 선두를 지키던 서초구가 밀려나고, 강남구가 압구정 재건축 기대감을 앞세워 평당 매매가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이와 함께 송파구와 영등포구의 약진으로 상위권 구도가 크게 재편되며 자본 이동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수도권 규제지역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를 분석한 결과, 올해 11월 기준 강남구가 서초구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반포 신축 효과로 강남을 넘어섰던 서초구는 ‘래미안원베일리’, ‘아크로리버파크’ 등 영향에도 압구정 재건축 기대가 커진 강남구의 상승세를 막지 못했다. 연내 100억원 초과 고가거래가 가장 많이 나온 곳 역시 압구정동이다.
송파구는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과 신축 공급 기대감으로 과천시를 넘어 3위에 올랐다. 여의도 정비사업이 속도를 내는 영등포구는 처음으로 평당가 10위권에 진입하며 강동구를 제쳤다.
중위권에서는 동작구와 분당구가 순위를 끌어올렸다. 반면 서대문구·강서구 순위가 역전되고, 중구 하락이 눈에 띄었다.
최근 3년 상승률 격차는 지역 양극화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냈다. 3.3㎡당 평균 매매가 상승률 1위는 송파구로 25.7% 뛰었다. 강남구(25.2%), 용산구(23.6%), 과천(22.7%), 서초·성동(20%대)도 집값 강세가 이어졌다.
반면 외곽은 반대 흐름이다. 도봉구는 10.7% 하락해 규제지역 중 낙폭이 가장 컸고, 강북(-9.5%), 금천(-8.7%), 노원(-7.7%), 중랑(-5.5%)도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경기에서는 의왕시가 -4.3%로 가장 크게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2022년과 비교해 여전히 가격이 눌려 있는 지역이 많다”며 “상승 지역과 비상승 지역의 격차가 더 벌어지며 자산 양극화가 고착되는 흐름”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