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냉동 반껍데기 굴이 미국에서 잇따라 노로바이러스 잠재 오염 우려로 리콜 조치되면서, 국내 굴 산업의 수출 경쟁력에 빨간불이 켜졌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올해 들어 여러 차례 한국산 냉동 굴 제품의 판매 중단 및 폐기 권고를 내렸다. 5월에는 특정 Lot 제품을 대상으로 소비자와 식당에 폐기를 요청하며, 노로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을 이유로 들었다. 유타주에서는 집단 식중독 사례가 한국산 냉동 굴과 연관된 것으로 조사 중이며, 네바다주 보건 당국도 유사 사례를 파악하고 있다.
이 같은 사례가 누적되면서 해외에서 한국산 굴의 위생 신뢰도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굴은 수산물 중에서도 수질과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 품목으로, 양식 해역의 청결 관리가 수출 경쟁력의 핵심이다. 미국 등 주요 수출국은 엄격한 미생물 검사 기준을 적용하며, 기준 초과 시 수입 금지나 회수 조치를 즉각 시행한다.
과거 한국은 한·미 패류 위생협정을 통해 수출 해역의 수질 관리와 위생 인증 절차를 유지해 왔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하수 유입, 오염원 관리 미비, 위생시설 부족 등의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기후변화 또한 새로운 변수다. 해수 온도 상승은 비브리오균 등 병원성 미생물의 증식을 촉진해 굴의 감염 위험을 높인다. 여름철 고수온으로 인한 양식 굴 폐사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굴의 품질 균일성 확보 역시 과제다. 개체별 크기와 성숙도 차이, 세척·냉동 과정의 위생 편차는 미생물 오염 가능성을 높인다. 수출용 제품은 일정 수준의 품질과 안정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국가 전체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한 번의 리콜이 브랜드뿐 아니라 ‘한국산 굴’ 전체 이미지에 영향을 미친다”며 “검사·인증 절차 강화와 양식장 정화시설 확충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해역 위생 관리, 미생물 검사 체계, 수출 인증 시스템을 고도화하지 않으면 향후 수출 확대 기회가 위생 리스크에 발목 잡힐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