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맛있는 조개”라는 질문에는 정답이 없다. 그러나 미식가들 사이에서 북방대합, 일명 ‘웅피조개’를 최고로 꼽는 목소리는 설득력을 얻고 있다.
북방대합은 크고 쫄깃한 식감, 달큰한 육질, 붉은빛이 감도는 겉모습으로 미각과 시각을 모두 사로잡는다. 생회나 초밥, 데침, 샤브샤브 등 다양한 조리법에서도 맛의 균형을 잃지 않아 고급 일식집의 단골 메뉴로 자리 잡았다. 수입산 비중이 높아 가격대는 다소 높지만, 조개 특유의 단맛과 바다 향이 응축된 맛으로 ‘조개의 제왕’이라 불릴 만하다.
반면 백합, 일명 생합은 부드럽고 깔끔한 맛이 장점이다. 씹을수록 은은한 바다 향과 감칠맛이 퍼지며, 조개탕이나 죽처럼 섬세한 요리에 특히 어울린다. 크기가 중간 정도로 균형 잡힌 형태 덕분에 탕, 찜, 회 등 어떤 요리에도 무난하게 녹아든다.
두 조개는 모두 한국 연안과 일본, 중국 등지에서 잡히며, 수온과 염도에 따라 맛의 차이가 뚜렷하다. 일반적으로 북방대합은 낮은 수온에서 자라 탄력이 강하고 단맛이 진한 반면, 백합은 따뜻한 해역에서 자라 부드럽고 향이 풍부하다.
결국 ‘최고의 조개’는 개인의 취향에 달려 있다. 진한 바다의 단맛과 쫄깃한 식감을 원한다면 북방대합이, 담백하고 깨끗한 감칠맛을 선호한다면 백합이 어울린다.
미식의 세계에서 맛의 우열은 없다. 다만, 입안 가득 퍼지는 조개의 향과 질감이 한 사람의 기억에 남을 때, 그 순간의 조개가 ‘가장 맛있는 조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