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쌀값 급등을 계기로 한국 쌀의 일본 수출이 주목받았지만, 하반기 들어 흐름이 급격히 둔화되며 구조적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수출 성과는 있었으나 가격 경쟁력과 관세 장벽, 국내 가격 상승이 맞물리며 지속성에는 물음표가 붙었다.
일본은 자국 농가 보호를 위해 쿼터 물량을 제외한 수입쌀에 kg당 341엔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로 인해 평소 수입량은 연 600~800t에 그쳤다. 그러나 올해 들어 일본 쌀값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10월 기준 60kg당 3만7000엔을 넘겼고, 소매가 역시 5kg당 4200엔대를 유지했다.
가격 급등 속에 한국 쌀에도 기회가 생겼다. 지난 4월 전남 해남 옥천농협이 쌀 2t을 일본으로 처음 수출했고, 상반기까지 계약 물량은 약 800t에 달했다. 연말까지 1000t 돌파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수출 흐름은 급격히 꺾였다. 일본 정부가 비축미를 방출하면서 쌀값이 10~20% 하락했고, 이에 따라 일본 바이어들이 수입을 미루거나 계약을 보류했다. 상반기 계약 물량 중 실제 수출은 500t대에 머물렀고, 신규 계약은 중단된 상태다.
문제는 구조적 경쟁력이다. 현재 일본에 나간 한국 쌀은 현지 쌀과 경쟁하기 위해 할인 판매되고 있어 사실상 적자 수출로 평가된다. 일부 지자체가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관세가 유지되는 한 가격 경쟁력 확보는 쉽지 않다. 여기에 국내 쌀값도 상승세를 보이며 농가 입장에서 수출 유인은 크지 않다.
정부는 단기 수출 확대보다 인지도 제고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포국제공항에서 쌀과 가공식품을 알리는 홍보 행사를 열어 일본 소비자에게 품질 이미지를 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 일본 관광객 사이에서 한국 봉지쌀 구매가 늘어난 점도 고려됐다.
일본 쌀값이 다시 오를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사재기 수요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관세 조정 없이는 수출 확대가 제한적인 만큼, 한국 쌀의 일본 진출은 ‘첫 성과’ 이후 장기 전략을 요구받는 국면에 들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