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사 가운데 제주항공이 일반석 좌석 면적이 가장 좁은 것으로 조사됐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수익성을 위해 좌석 수를 늘리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명확한 규제 부재로 소비자 불편이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나왔다.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6개 항공사 이코노미 좌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제주항공 B737-800 기종의 일반석은 안장폭 41.4㎝, 1인당 좌석 면적 0.305㎡로 가장 좁았다. 티웨이항공(43㎝·0.314㎡), 진에어(43.2㎝·0.324㎡)가 그 뒤를 이었다. 에어부산 A320-200은 안장폭이 45.36㎝로 세 항공사 중 가장 넓었지만, 좌석 간 간격은 71.1~73.7㎝로 가장 좁았다. 복도 폭은 티웨이항공이 42.9㎝로, 쇼핑카트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다.
항공사들은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해 좌석 수를 늘리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저가항공사 간 가격 경쟁이 격화되면서 기내 서비스 축소와 좌석 증설이 동시에 진행됐다. 대한항공도 지난 8월 일부 보잉 777-300ER 기종의 좌석 배열을 3-3-3에서 3-4-3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승객 불만과 공정위 감시 우려로 한 달 만에 중단했다.
문제는 이러한 좌석 구조 조정이 법적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현행 항공법에는 좌석 너비나 간격의 최소 기준이 없으며, 국토부는 “좌석 수는 항공기 탈출 성능 등 안전성 기준을 고려해 정해질 뿐, 간격이나 너비에 대한 세부 규정은 없다”고 밝혔다.
정준호 의원은 “항공사별 좌석 정보가 소비자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된 만큼, 정부가 항공사와 협의해 편의성과 복지를 개선하도록 행정지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