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두나무의 합병 추진이 금융·가상자산 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이번 거래는 단순히 간편결제 1위 네이버페이와 가상자산거래소 1위 업비트의 결합을 넘어, 네이버가 디지털 금융시장 전반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연간 80조 원 규모의 결제를 처리하며 대출, 보험, 증권, 부동산 등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두나무는 글로벌 4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며 연간 1조~3조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해 왔다. 합병은 주식 교환 방식으로 진행되며, 시장은 두나무 가치를 15조~20조 원, 네이버파이낸셜 가치를 5조~6조 원으로 평가한다.
합병이 성사되면 최대주주는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형식상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자회사로 편입되지만, 지배 구조상 송 회장이 네이버파이낸셜에 직접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도가 된다. 이를 통해 두나무는 금융사 직접 인수 없이도 금융 인프라 접근권을 확보하게 되고, 네이버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게 된다.
업계는 네이버와 두나무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경우 파급력이 클 것으로 본다. 업비트가 핵심 유통 창구로 활용되고, 네이버페이의 온라인·오프라인 결제망에 연결되면 가상자산이 일상 금융 생태계로 들어오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코인베이스를 통해 유통되는 구조와 유사하다.
증권가 전망도 긍정적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상용화될 경우 2030년 연간 3000억 원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대신증권은 네이버가 단기 실적보다는 장기적 성장동력을 확보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두나무 비상장 주식은 합병 기대감에 9월 말 장중 40만5000원까지 오르며 3년 5개월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합병 법인이 미국 나스닥 상장에 도전할 경우 기업가치가 40조~50조 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합병은 주식 교환 비율 확정과 반대 주주 설득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양사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안은 없다”면서도, 이르면 11월 각각 이사회를 열고 세부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