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P엔터테인먼트가 강동구 고덕강일지구에 추진 중인 신사옥 건설이 공사비 급등으로 제동이 걸렸다. 당초 올해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했으나 원자재 가격과 환율, 인건비 상승 등 복합 요인으로 예산을 크게 초과해 내년 착공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JYP는 2023년 서울주택도시공사로부터 유통판매시설용지 2블록(1만675㎡)을 756억원에 매입했다. 이 부지는 강동구가 ‘고덕비즈밸리’라는 신경제 거점으로 육성 중인 핵심 지역이다. 신사옥은 지하 5층, 지상 22층, 연면적 5만9475㎡ 규모로, 홍익대 건축학부 유현준 교수가 설계를 맡았다. 완공 시 1만명 이상 근무 인구가 유입될 전망이다.
문제는 공사비다. 업계는 평당 1000만원 수준을 적용해 최소 2000억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으나, 건설공사비지수가 2023년 127에서 올해 7월 131까지 오르며 부담이 더 커졌다. 공사 기간이 길어질수록 총비용은 수백억원 단위로 추가될 수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재무 여력은 나쁘지 않다. JYP는 올해 2분기 매출 2158억원, 영업이익 529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현금성 자산도 2022년 1396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064억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음반·공연 투자와 인건비 지출 계획이 이미 확정돼 있어, 늘어난 공사비를 감당하려면 전환사채 발행이나 자사주 매각, 담보 대출 등의 방안이 거론된다.
현재 JYP는 강동구 성내동 본사와 인근 임대 건물을 병행 사용 중이다. 신사옥 건설이 지연되면서 분산 배치된 인력을 한데 모으려던 계획도 차질을 빚고 있다.
강동구는 JYP 신사옥을 랜드마크로 삼아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했으나, 입주 시점이 불투명해지면서 기대 효과도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 인근 상가 임대료와 광고비 상승 등 일부 파급효과는 이미 나타나고 있지만, ‘JYP 효과’가 본격화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졌다.
JYP 측은 신사옥 착공 및 자금 조달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