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최근 발표한 분석에서 ‘한국산 선박 블록을 미국 현지에서 조립’하는 방안이 유력한 한미 조선협력 경로 중 하나로 제안됐다. 해당 보고서는 모듈형 공동 생산, 유지·보수·정비(MRO) 위탁, 조선소 인수, 군함 직구매 등을 동북아 동맹국과의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으로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남한과 일본은 기술적 역량 면에서 경쟁 관계에 있지만 일본 조선업은 한국과 중국에 비해 고부가가치나 고속 건조 역량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는 미국이 조선 역량을 보강하는 데 있어 한국과의 협력이 더욱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CSIS는 네 가지 핵심 협력 경로를 제시했다. 첫째, 한국 기업이 미국 내 조선소를 인수해 생산 역량을 강화하는 방안. 둘째, 한국의 모듈형 공동 생산 방식을 도입해 미국 내 설계·제작·조립을 분산적으로 수행하는 방식. 셋째, 미국 선박의 정비·유지·보수를 한국 기업이 위탁 수행하는 방식. 넷째, 미국 조선업계의 부족한 생산 역량을 보완하기 위해 한국산 군함 설계를 직접 구매하는 방안이다.
이른바 ‘MASGA’ 구상으로 불리는 이 전략은 한국 조선업체가 미국 현지 조선소와 협업하거나 투자해, 한국의 설계와 모듈형 생산 방식, 자동화 시스템을 미국 조선 현장에 도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미국 노동자에게는 한국식 생산 노하우가 전수되며, 미국 조선소의 생산성과 효율성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다.
최근 보도된 사례도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한다. 한화오션은 미국 필라델피아 소재 조선소를 인수한 뒤 미국 해군 선박의 유지·보수·정비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미국 테라파워와 협력해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 추진 선박 공동 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며, 이지스 전투체계를 활용한 전기 추진 구축함 공동 개발 논의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