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진정한 화폐가 될 수 있을까

가치 안정형 암호자산인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와 1대1로 연동해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한 디지털 토큰이다. 블록체인 상에서 매개 기능을 수행하며,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는 주로 기축통화로 쓰인다. 그러나 교환수단·가치 저장·회계 단위로서 전통 화폐 수준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선 법적·제도적 기반이 필수적이다.

첫째, 교환수단으로서 실용성은 송금 속도와 비용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 은행과 카드사 중개 과정을 생략해 실시간 송금이 가능하고, 수수료 부담도 극히 낮다. 다만 국내처럼 결제 인프라가 이미 잘 구축된 환경에선 체감 편의성이 크지 않다. 암호화폐 교환과 차익거래 용도가 전체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실물 경제 내 결제 사용 비중은 미미한 편이다.

둘째,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안정성은 발행사의 준비금 관리에 달려 있다. 주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은 법정화폐와 동일한 가치의 현금성 자산이나 국채를 보유해 페깅을 유지한다고 약속한다. 그러나 수익성 확보를 위해 준비금을 채권·대체 투자에 운용하다가 디페깅이 발생하는 사례가 잇따랐다. 금융시장과 긴밀히 연동돼 단기국채 수익률에 영향을 주는 등 전통 금융과의 상호작용도 늘어나고 있다.

셋째, 회계 단위로서 단일성을 확보하려면 시장의 신뢰가 필수적이다. 스테이블코인은 과거 디페깅이 반복되면서 “언제든 법정화폐로 교환 가능”하다는 약속이 훼손된 적이 있다. 발행사 투명성 확보와 엄격한 정보공시 의무가 함께 작동해야만 화폐로서 기능할 수 있다.

현재 일본·미국·한국 등 주요국은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정비에 나섰다. 발행 자격을 금융기관으로 제한하거나, 정보공시·준비자산 기준을 강화하는 법안을 마련 중이다. 기술 혁신만으로 디지털 화폐가 완성되기는 어렵고, 시장 신뢰와 투명한 감독이 함께할 때 스테이블코인은 비로소 진정한 화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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