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1~6월) 일본에 수출된 한국산 쌀이 416톤을 기록하며, 조사 집계를 시작한 1990년 이후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종전 최고치는 2012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구호용으로 공급된 16톤에 불과했다.
최근 일본 내 쌀값이 급등하면서 한국산 쌀의 가격 경쟁력이 크게 높아졌다. 일본 농림수산성이 집계한 5월 중순 기준 현지 쌀 소매가는 5kg당 약 4,200엔에 달했지만, 한국산 쌀은 관세를 포함해 4kg당 약 4,000엔 선에 판매돼 비슷하거나 저렴한 수준을 유지했다.
일본 정부는 국내 쌀 산업 보호를 위해 수입 쌀에 1kg당 341엔의 높은 관세를 부과해 왔으나, 최근 현지 쌀값 상승이 이 장벽을 무너뜨린 셈이다. 이에 일본의 주요 유통업체들은 한국 쌀을 온라인 채널과 대형마트에 적극적으로 들여오고 있다.
한국 내에서는 식생활 다양화로 쌀 소비가 꾸준히 줄어 재고 부담이 커져 왔다.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2000년 93.6kg에서 지난해 55.8kg로 약 40% 감소했다. 반면 일본의 소비량도 같은 기간 64.6kg에서 51.5kg로 줄었지만, 감소 폭은 한국이 더 크다.
이 같은 수출 급증 현상은 현지 쌀값 동향과 양국 간 가격 차이가 만드는 일시적 기회로 평가된다. 국내 농업계는 이번 수출 확대를 계기로 시장 다변화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앞으로의 쌀값 흐름과 수출 규제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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