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을 풍자한 신조어 ‘타코(TACO)’가 급속히 퍼지고 있다. 이는 ‘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난다(Trump Always Chickens Out)’는 뜻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가 직전 철회하거나 낮추는 패턴을 꼬집은 것이다.
‘타코’라는 표현은 지난 5월 초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칼럼니스트 로버트 암스트롱이 미국 증시 회복세를 분석하며 처음 사용했다. 이후 투자자들 사이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발언으로 증시가 하락할 때 매수하고, 정책이 철회돼 상승할 때 차익을 실현하는 전략을 ‘타코 트레이드’라 부르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 들어 관세 정책의 예측 불가능성이 극심해졌다. 올해 2월 초 캐나다와 멕시코산 펜타닐과 중국산 제품에 높은 관세를 예고했다가 직전 철회하거나 연기하는 일이 반복됐고, 중국산 수입품 관세율을 최고 145%까지 발표한 뒤 협상 후 30%로 크게 낮추기도 했다. 지난 4월 전 세계를 상대로 한 고율 관세 부과 역시 하루도 지나지 않아 상당 부분 철회됐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4개월간 관세 부과와 철회·연기가 50차례 이상 반복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타코 트레이드’를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처음 듣는 얘기다”라며 “높은 숫자를 제시한 뒤 낮추는 것도 협상 방식 중 하나”라고 항변했지만, 소셜미디어에선 이미 트럼프를 닭이나 멕시코 음식 타코와 합성한 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월가 전문가들은 이 전략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관세 위협에 투자자들이 점점 무덤덤해지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