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ice R. Lachance, J.D. at JpGU2025 (Photo: Wonsuh Song)
2025년 일본지구혹성과학연합회(JpGU) 미팅은 지구물리학 연구의 최전선을 보여주는 폭넓은 세션과 활발한 토론으로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고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눈길을 끄는 인물은 바로 재니스 R. 라찬스(Janice R. Lachance, J.D.)로, 2년간 임시 직무를 수행한 후 정식으로 미국지구물리학연합회(AGU)의 사무총장 겸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주인공이다. 그녀의 이번 일본 방문은 AGU가 글로벌 파트너십을 확장하고 해결 과학(solution-focused science)을 지원하며, 지구적 차원의 과제를 다루겠다는 의지를 다시금 보여주는 의미 있는 자리이다.
라찬스 CEO가 가장 먼저 강조하는 이번 JpGU 2025 미팅의 특징은 바로 학술 프로그램의 다양성과 폭넓음이다. 기후 변화, 행성 과학, 지속가능성, 기후 회복력(climate resilience)을 주제로 한 세션들은 지구물리학 분야가 다각도로 발전하려는 강력한 공감대를 보여준다고 그녀는 평가한다. 특히 학생과 신진 연구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눈에 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첫 일요일 아침, 고등학생들이 대거 컨퍼런스 센터로 들어오는 모습을 보면서 이 분야의 미래가 밝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며, JpGU가 보여주는 젊은 세대 육성 노력을 높이 샀다.
라찬스 CEO가 이번에 집중하고 있는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바로 JpGU와 AGU 간의 지속적인 협력 강화다. 내년 5월에는 치바(Chiba)에서 다시 한 번 ‘JpGU–AGU 공동 미팅’이 열릴 예정인데, 그녀는 “과학 공동체가 국경과 분야, 기관을 초월해 협력해야 비로소 지구와 사회를 위한 긍정적 가치를 지켜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공식 CEO로 취임한 라찬스는 AGU의 미래를 이끌기 위한 세 가지 핵심 우선순위를 제시한다.
- 발견과 해결 중심의 과학을 진전시키는 것
(시급한 환경·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연구 중심) - 글로벌 과학 문화에서 포용성과 형평성을 강화하는 것
(다양한 목소리와 시각을 대표하고 존중) - 학계·공공·민간 분야에 걸친 국제적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는 것
(지구·우주과학이 혁신과 정책의 선두에 서도록 지원)
AGU가 세계 200여 개 국가와 지역에서 50만 명에 달하는 지구·우주과학자를 지원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라찬스 CEO가 강조하듯 “과학은 특정 국가나 학문 분야의 이해관계를 넘어, 모든 사회 구성원의 이익을 위해 쓰여야 한다”는 원칙이 매우 중요하다.
새 리더십 팀과 함께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 중 하나는 변화무쌍한 미국 정부의 연구 정책과 우선순위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일이다. 라찬스 CEO는 AGU가 지구·우주과학 분야에 대한 연방 차원의 안정적인 투자를 확보하고, 정치적 간섭이나 예산 삭감으로부터 과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옹호(advocacy) 활동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에 참여할 과학자 선정 과정을 지원하고, 필요하다면 법적 대응도 불사하면서 과학의 독립성과 공익적 가치를 지켜내고 있다는 것이다.
라찬스 CEO는 또한, 브랜든 존스(Brandon Jones) 회장이 이끄는 AGU 이사회 및 협의회와 함께 긴밀히 협력할 계획을 밝힌다. “AGU에서는 직원들과 자원봉사 리더십이 협력 관계를 이루어, 전략적 방향을 함께 결정하고 공동의 우선순위를 설정하며, 지구·우주과학 커뮤니티의 필요와 기대를 프로그램과 아드보커시(advocacy)에 반영하고 있다. 우리의 핵심 가치에 기반해 이사회·협의회와의 파트너십을 더욱 심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AGU가 추진하는 글로벌 활동은 지난해 10월 발표된「기후 개입 연구 윤리적 프레임워크(Ethical Framework for Climate Intervention Research)」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는 세계 각지의 전문가들이 함께 만든 지침으로, 책임감 있고 투명한 연구 수행, 포용성, 그리고 공유된 윤리 기준을 강조한다. 라찬스 CEO는 “기후 개입 연구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커지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신뢰와 협력을 구축할 수 있는 이런 원칙들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라찬스 CEO에게 JpGU 2025는 기존 협력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면서, 아시아 지역에서 새로운 네트워크를 발굴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정식 세션은 물론, 학회장 안팎의 다양한 교류를 통해 AGU가 추진하는 해결 과학, 형평성·다양성, 기후 회복력 등에 관한 구체적인 이니셔티브를 소개하고, 현지 과학자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한다.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만남과 대화를 통해 복합적인 지구적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보다 긴밀하고 포괄적인 과학 공동체를 형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일본 방문에 대한 소감을 묻자, 라찬스 CEO는 “JpGU에는 과학에 대한 열정과 새로운 사람들을 환영하는 개방적 분위기가 공존해 매우 큰 영감을 받는다”고 말한다. “그런 역동성은 과학적 혁신뿐 아니라 국가 간 상호 이해와 연대에도 기여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라찬스 CEO는 “과학은 포용적이고 협력적이며, 발견과 지식, 사회적 혜택이라는 공통된 목표에 의해 이끌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후 변화와 정치적 불안 등 다층적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AGU는 전 세계 지구·우주과학자가 자원을 충분히 활용하고 지식을 공유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더 탄탄하고 영향력 있는 글로벌 과학 커뮤니티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세계 곳곳의 과학자 및 기관과 협력할 기회를 더욱 확대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AGU의 사명을 재정립하고 책임 범위를 확대한 재니스 R. 라찬스 CEO의 리더십은 지구·우주과학 분야뿐 아니라, 사회 전체가 과학을 어떻게 활용하고 발전시켜 나갈 것인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라찬스 CEO의 말처럼, 책임 있는 협력과 윤리적 토대를 공유하는 과학만이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라는 메시지가 인상 깊게 다가온다.
송원서 (Ph.D.)
AGU Leadership Development / Governance 위원회 위원
JpGU 글로벌전략위원회 간사
슈메이대학교 전임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