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쌀값 폭등에 대응해 35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산 쌀을 수입하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남 해남산 ‘땅끝 햇살’ 브랜드 쌀 2t이 일본에 정식 수출돼 도쿄 신오쿠보 등지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일본 내 소비자 판매용으로 한국 쌀이 수입된 것은 1990년 이후 처음이다.
농협인터내셔널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 쌀은 8일 통관을 마치고 10일부터 농협 일본 온라인 쇼핑몰과 오프라인 한국슈퍼에서 판매되고 있다. 수입된 쌀은 지난해 수확해 올해 3월 도정된 물량이다.
이번 수출은 일본 쌀값이 1년 새 두 배 가까이 치솟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최근 일본 쌀값은 5kg당 평균 4214엔(약 4만2000원)까지 올랐으며, kg당 1000엔을 넘는 지역도 나타나고 있다. 반면 한국산 ‘땅끝 햇살’은 10kg 기준 9000엔에 판매돼 일본산보다 10% 저렴하다는 평가다.
한국 쌀의 대일 수출은 과거 2011~2012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구호용 수출 사례 외에는 없었다. 일본은 한국 쌀에 kg당 341엔(약 3400원)의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어 수출이 사실상 어려웠다. 그러나 최근 일본 쌀값 급등으로 인해 한국산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농협 측은 초기 수입 물량이 열흘 만에 품절되자, 다음 달 10t을 추가 수출하기로 결정했다.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소매업자들의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는 전언이다.
일본의 쌀값 상승은 흉작과 지진, 외국인 관광객 증가, 사재기 수요 증가 등의 복합적 원인에 따른 것이다. 일본 정부는 비축미를 방출하고 있지만 유통 구조상 대형 유통업자 중심의 매점 매석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쌀값 하락 시 농가 소득 감소를 우려해 정부가 구조적 개혁을 미루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를 계기로 한국 쌀의 일본 수출 가능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관세 부담에도 일본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며 수출 확대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