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잠실동을 포함한 일부 지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검토하면서, 잠실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 이후, 잠실 리센츠와 잠실엘스를 비롯한 주요 단지의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올리고 있다.
현재 잠실 리센츠 전용 84㎡는 최고 29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으며, 잠실엘스도 29억원까지 호가가 형성돼 있다. 트리지움 역시 29억원 수준의 매물이 있다. 지난해 초 22억~23억원대에서 거래됐던 점을 감안하면 1년 만에 5억 원가량 오른 셈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가격 상승 견인할까
잠실동은 강남구 삼성동, 대치동, 청담동과 함께 2020년 6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5년째 규제를 받고 있다. 해당 지역 내 주택을 매수하려면 2년 실거주 의무가 있어 갭투자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오는 6월 재지정 여부를 앞두고 있어 해제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잠실의 한 공인중개사는 “오 시장의 해제 발언 이후 매물들이 사라지거나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될 경우, 단기적으로는 ‘국평 30억원’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잠실 5단지, 장미아파트 1·2·3차 등 재건축이 본격화되면 현재의 신축 단지인 잠실엘스, 리센츠, 트리지움의 입지는 상대적으로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재건축 아파트가 입주하면 기존 단지들의 선호도는 떨어질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는 강남권 신축 아파트 가격이 계속해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평 40억’ 가능할까
현재 리센츠와 잠실엘스의 전용 84㎡ 호가는 30억원에 육박하지만 거래량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더 넓은 전용 98㎡가 32억원 선이라, 매수자들이 심리적 가격 장벽을 느끼고 있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가 실제 수요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잠실의 신축 재건축이 완료될 경우 가격은 지금보다 훨씬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재 서초구 원베일리의 전용 84㎡가 70억원에 형성된 만큼, 재건축이 진행될 잠실 아파트가 신축될 경우 최소 50억원 이상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는 이르면 2월 중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방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강남4구(잠실, 삼성, 대치, 청담)의 토지거래허가제를 오는 6월 일괄 해제한 후, 특정 지역에만 ‘핀셋 지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결국, 향후 잠실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여부, 재건축 진행 속도, 그리고 강남권 부동산 시장의 흐름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잠실 신축 아파트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국평 40억 시대’도 머지않았다고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