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패션, 글로벌 도약 앞둔 상황에서 신뢰 문제 직면
소비자 불신 해소 위한 근본적 재발 방지 대책 시급
한국 패션업계가 새해부터 ‘패딩 충전재 허위 표기’ 논란으로 신뢰 위기를 맞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는 국내 대표 패션 플랫폼 무신사와 유통 대기업 이랜드가 자리하고 있다.
무신사가 판매한 한 오리털 패딩 제품의 충전재 혼용률이 표기와 다르다는 한 소비자의 제보로부터 시작된 이번 사태는 K패션의 글로벌 도약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문제의 제품은 충전재의 80%가 오리 솜털(덕다운)로 이루어져 있다고 표기됐으나, 조사 결과 실제 오리 솜털 비율은 3%에 불과했다. 무신사는 이를 확인한 뒤 해당 상품의 판매를 중지하고 입점 브랜드 퇴점 조치를 내렸다.
이 사건은 무신사 입점 브랜드들에 대한 전수조사로 이어졌고, 그 결과 6개 브랜드에서 충전재 정보 허위 기재, 위조 지퍼 사용, 디자인 도용 등 안전 거래 정책 위반 사례가 다수 발견되었다. 그동안 입점 브랜드와의 상생 생태계를 강조해온 무신사로서는 신뢰도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논란은 이랜드그룹으로까지 확산되었다. 이랜드월드의 브랜드 ‘후아유’가 ‘거위털 80%’로 표기된 점퍼의 실제 충전재 함량이 30%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랜드는 생산업체의 잘못된 납품을 사전에 확인하지 못했다고 해명하며, 문제 제품을 전량 회수해 폐기하겠다고 밝혔다.
K패션 신뢰도 훼손 우려, 글로벌 진출 계획에 제동 가능성
이번 사태는 K패션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무신사와 이랜드는 각각 일본과 베트남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며, 중국 시장에서도 연간 수조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K패션의 선두 주자로 자리 잡아왔다. 그러나 국내 소비자 불신이 확산될 경우, 해외 시장에서도 K패션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하는 시점에서 발생한 이번 논란이 K패션의 성장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재발 방지 위한 자정 노력 및 제도 개선 필요
업계는 이번 사건을 교훈 삼아 충전재와 같은 주요 소재에 대한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해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혼용률 시험성적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또한 입점 브랜드와 협력해 자정 노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K패션이 지속 가능하고 신뢰받는 산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업계 전반의 책임 의식과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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