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노경제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도 일본 문구·사무용품 시장 규모는 약 3986억 엔으로 전망되며, 코로나 이후 개인 맞춤형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이 주도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재택근무의 확산과 학령 인구 감소로 종이 제품의 수요는 줄어드는 반면, 필기구와 사무용품은 인바운드 수요 회복으로 인해 전년 대비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 문구 업계는 고기능 제품과 신흥국 시장 진출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중국, 동남아시아, 인도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 중이다.
일본 필기구 시장의 내수와 수출 증가
일본 국내 필기구 판매는 다소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나, 엔저 효과 등으로 수출은 코로나 이후 빠르게 회복되며 2019년 대비 15% 이상 증가했다. 필기구 품목 중 수성 볼펜은 전체 수출의 약 70%, 샤프펜슬은 60%를 차지하며 높은 수출 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일본 필기구의 높은 품질과 기능성을 인정받아 해외 시장에서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고부가가치 맞춤형 제품, 문구 업계의 주요 트렌드로 자리 잡다
일본 문구 시장은 전통적으로 사무용 문구가 주도해왔으나, 코로나 이후 법인 수요가 정체되면서 기업들은 개인 맞춤형 상품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주요 제조사들은 이미 2010년대부터 고기능성과 높은 부가가치를 지닌 제품들을 시장에 내놓았고, 소비자들은 고가격대의 상품이라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ZEBRA의 ‘마일드라이너’ 형광펜은 단순한 사무용 필기구를 넘어 다양한 색상과 독특한 잉크 표현으로 소비자에게 미술 활동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고쿠요는 기업 및 대학 연구소에서 사용하는 ‘리서치 랩펜’을 개발했다. 이 제품은 특수 잉크로 제작되어 알코올로 쉽게 지워지지 않으며, 연구소 환경에서 용이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얇은 펜촉을 장착했다. 이러한 제품은 사용자의 구체적인 요구를 반영해 만들어진 만큼 출시 직후 빠르게 매진되는 등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틈새시장 공략: 왼손잡이용 문구와 연구소 전용 제품
일본 문구 시장에서 틈새 수요를 반영한 제품도 주목받고 있다. 왼손잡이 도구점인 ‘左ききの道具店’은 왼손잡이 소비자들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도구들을 개발해 온라인몰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예를 들어, 왼손잡이용 다이어리는 열리는 방향이 오른손잡이 제품과 반대로 되어 있어, 왼손잡이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제품들은 고객의 세밀한 요구를 반영하여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자, 칼과 같은 도구류의 매출은 지난 4년 동안 4배 이상 상승했다.
지속 가능성을 중시하는 친환경 문구 제품
Z세대의 환경 의식이 높아지면서, 문구 업계는 지속 가능한 친환경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플러스의 ‘COE365’ 브랜드는 재활용 플라스틱과 폐지를 재료로 사용한 제품들을 출시했으며, 모든 제품의 포장재를 없애면서 폐기물을 최소화하고 있다. 대표 상품인 수정테이프는 종이로 만든 케이스를 사용해 기존 플라스틱 제품 대비 약 40%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절감했다. 이러한 친환경 제품은 환경 문제에 민감한 Z세대 소비자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 문구 브랜드의 일본 시장 진출 가능성
포화 상태로 더 이상 성장이 어려울 것 같았던 일본 문구 시장이지만, 맞춤형 제품과 한류 열풍을 발판으로 한국 문구 브랜드들도 일본 시장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 오사카에 위치한 한국 문구 판매점 J사의 경우, 귀여운 디자인과 한글 문구가 적힌 메시지 카드 등 한국 문구 제품이 일본 젊은 여성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어, 매장 내 문구 판매대를 확장할 계획이다.
결론적으로, 일본 문구 시장은 고부가가치 및 맞춤형 제품, 친환경 트렌드의 도입으로 성숙 시장에서도 활로를 찾고 있으며, 독창적인 제품과 타깃 마케팅 전략을 통해 성장 가능성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