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7일 회장 취임 2주년을 맞았다.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실적 쇼크’를 비롯해 사업성과와 조직문화에서 한계에 부딪히고 있는 상황에서, 이 회장이 어떤 쇄신책을 내놓을지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회장은 이날 경기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 참석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도요다 아키오 일본 도요타그룹 회장을 만나 미래 먹거리로 선정된 전장(자동차 전기·전자 장비) 사업 확대와 완성차 업계와의 파트너십 강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취임 2주년 행사나 별도의 공식 메시지는 없었지만, 이 회장은 이건희 선대회장의 4주기를 맞아 진행된 다양한 추모 행사에 참석해 선대회장의 ‘신경영 정신’을 되새겼다. 지난 25일 열린 이건희 회장의 4주기 추도식 이후에는 삼성그룹 사장단 50여 명과 오찬을 함께하며, 새로운 사업 비전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이 회장이 올해 말까지 주요 사업 비전을 제시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는 최근 삼성전자의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있다. 인공지능(AI) 붐의 최대 수혜 시장으로 여겨지는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는 SK하이닉스에 뒤처지고 있으며, 범용 메모리 시장에서도 중국 기업들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글로벌 1위인 대만 TSMC와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과거 ‘초격차’를 자랑했던 기술 경쟁력이 관료주의와 부서 간 이기주의 등의 부정적 조직문화로 인해 동력을 잃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이 회장이 전문경영인들에게만 맡길 수 없는 책임을 짊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역시 이 회장에게 “등기이사로 복귀해 책임경영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삼성전자의 정기 인사는 다음달 말 또는 12월 초에 단행될 예정이다. 이 인사에서의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인적 쇄신이 이 회장의 쇄신 의지를 평가하는 중요한 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