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 조사 단계 아냐”…명태균·김영선 소환, 시간 걸릴 듯
(창원=연합뉴스) 이준영 기자 =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을 제기한 강혜경 씨가 약 11시간 30분 동안 검찰 조사를 받은 뒤 귀가했다.
강혜경 씨는 지난 23일 오전 10시께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검에 출석하여 조사를 시작하였고, 오후 9시 30분께 청사 밖으로 나왔다. 강 씨는 “아주 기본적인 조사만 했고 녹음 파일에 대한 조사는 시작도 안 됐다”며 “(조사할) 내용이 너무 많아 몇 차례 더 와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조사에 대해서는 “아직 그 단계까지는 아니다”라며 “내용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강 씨를 상대로 한 다섯 번째 소환이자, 검찰이 지난 17일 대검과 부산지검 소속 검사 1명씩을 보강한 후 사건 관련자들을 처음으로 소환한 일정이다. 검찰은 앞으로 강 씨를 추가 소환한 뒤, 여러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와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을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제기된 의혹이 많고 강 씨를 상대로 할 조사도 많아 명 씨 등의 소환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전망이다.
검찰은 지난달 강 씨와 명 씨, 김 전 의원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고 관련 증거들을 분석하며 추가 압수수색을 통해 보강 자료를 수집해왔다.
강 씨는 지난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대선 기간 동안 명 씨가 윤석열 대통령을 위해 81차례 여론조사를 실시해주고 그 대가로 김 전 의원이 2022년 6월 보궐선거 공천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김 여사가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법사위 국감에서 강 씨는 “저는 두 분(명 씨와 김 전 의원)을 위해 열심히 일했는데, 마지막에는 본인들 죄를 덮기 위해서 저를 범죄자로 만들고 있다”며 의혹 제기 배경을 설명했다.
김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였던 강 씨는 지난 8월 김 전 의원에게 개인 돈으로 대신 지출했던 정치자금 등 1억 2천만 원에 대한 정산을 요구하는 내용 증명을 보낸 바 있다.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해 12월 강 씨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창원지검에 고발했고, 정치자금 지출과 관련해 5명을 수사 의뢰했다. 의뢰 대상자 5명 중에는 김 전 의원과 명 씨가 포함되어 있다.
검찰은 김 전 의원이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창원의창 지역구에 당선된 뒤, 2022년 8월부터 수십 차례에 걸쳐 9천여만 원을 명 씨에게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자금 흐름을 수사 중이다. 이와 함께 명 씨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바탕으로 김 전 의원의 국민의힘 공천에 관여했는지, 그리고 그 대가로 김 전 의원과 명 씨 간 금전 거래가 있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