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초계기가 23일 일본 영공을 침범해 일본 정부가 전투기를 긴급 출동시키는 등 대응에 나섰다.
NHK 등 일본 언론은 이날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이 러시아 초계기 IL-38 1대가 홋카이도 서쪽 동해에 있는 레분도 인근 일본 영공을 세 차례 침범했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초계기가 일본 영공을 침범한 시간은 이날 오후 1시부터 3시 사이였다고 하야시 관방장관은 설명했다.
일본 방위성은 러시아 초계기가 영공을 침범하자 전투기를 긴급 출동시켜 대응했다. 방위성에 따르면 일본 항공자위대 전투기는 적외선 유도미사일 등을 교란하는 ‘플레어’를 발사해 러시아 초계기 측에 경고했다. 이번 플레어 발사는 일본이 외국 군용기의 자국 영공 침범에 대응해 처음으로 플레어를 발사한 사례로 알려졌다. 방위성은 플레어 발사가 경고 조치에 불과하며 실제 사격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하야시 관방장관은 외교 경로를 통해 러시아에 대해 매우 엄중하게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최근 러시아와 중국 등 외국 군용기의 일본 영공 침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지난 12일에도 러시아 Tu-142 초계기 2대가 일본 열도를 한 바퀴 돌듯이 비행했다. 러시아 초계기는 혼슈 서부 시마네현 앞바다에서 동중국해까지 남하했다가 오키나와, 혼슈, 홋카이도를 반시계 방향으로 돌아 러시아 쪽으로 복귀했다. 당시에도 일본 방위성은 자위대 항공기를 긴급 출동시켜 대응했으며, 영공 침범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6일에는 중국군 Y-9 정보수집기 1대가 일본 열도 서남부 나가사키현 단조군도 앞바다 영공을 침범했다가 일본 항공자위대 전투기가 긴급 발진하자 중국 본토 방향으로 돌아갔다. 이는 중국 군용기의 일본 영공 침범 사례로는 처음이었다.
중국과 러시아의 ‘무력 시위’가 강화되면서 일본 정치권에서는 차기 총재 후보들을 중심으로 방위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